[사설] 볼트 풀린 잠수함, 해군 ‘나사 조여야’

Է:2011-05-1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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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강이 해이해졌거나 어이없는 실책을 저질렀을 때 비유적으로 ‘나사가 풀렸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실제로 ‘나사가 풀려’ 대형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물론 국가 방위에 큰 손실을 초래할 뻔한 사실이 드러났다. 실전 배치된 해군의 최신예 214급 잠수함 3척 모두에서 지난 몇 년간 함교 갑판을 고정하는 볼트가 풀리거나 부러지는 일이 빈발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는 것이다.

잠수함은 바닷속을 항행해야 하는 속성상 선체 기밀유지가 생명이다. 더욱이 214급은 최대 수심 400m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도 갑판을 고정해주는 볼트가 걸핏하면 풀리거나 절단되곤 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문제의 볼트가 불량품이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디젤 잠수함으로 꼽히는 214급은 독일 HDW사의 설계로 현대중공업이 건조했으나 볼트를 납품한 국내 W사 제품은 조임 강도에서 설계 규격에 미치지 못했다. 해군은 “수리를 완료해 작전 운용에 지장이 없다”고 변명했지만 불량 부품으로 인해 선체 결함이 있는 잠수함을 몇년 간 그대로 운용한 것은 잘못이다.

물론 군 장비의 불량 부품 문제는 K-9 자주포, K-21 장갑차 등 이른바 국산 명품 무기를 포함해 타군도 안고 있다. 하지만 유독 해군에서 많이 불거져 나온 데 비추어 질책 받아 마땅하다. 예컨대 지난해 7월에는 해군과 계약을 맺은 정비업체가 링스 대잠 헬기와 P-3C 대잠 초계기의 레이더 부품을 7년 동안 42차례나 거짓 교체했음이 밝혀졌다. 또 12월에는 구축함과 초계함에 장착되는 76㎜ 주포의 핵심 부품인 주퇴·복좌장치에 외국제 정품을 써야 함에도 국내 업체가 국산 모조품을 납품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그런데도 해군은 거짓 교체를 까맣게 몰랐다. 모조품 의혹도 업계의 제보를 통해 알려졌다.

이는 명백히 해군의 직무 유기다. 그렇지 않다면 해군 담당자와 업체 간의 유착 등 비리가 있을 소지가 크다. 장병의 생명과 국가 방위에 치명적일 수 있는 불량 군장비 부품 납품 업체와 직무 유기·비리 행위자는 단순 범죄가 아니라 반국가범죄나 이적(利敵)죄 등을 적용해 엄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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