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쇄신 합시다”… 정당·이념 초월 ‘황금 콤비’ 황우여-김영진 의원의 기도
민주당 김영진(민주희망쇄신연대 상임대표·사진 오른쪽) 의원이 지난 13일 오후 3시쯤 한나라당 원내대표실로 황우여(왼쪽) 의원을 찾아갔다. 황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지만 실제는 ‘정치 쇄신’이라는 공동 사명의 결기를 다지기 위한 것이었다.
당선 축하 인사를 주고받은 두 사람은 자리에 앉자마자 눈을 감고 조용히 기도를 드렸다. “정당과 이념을 초월해 동역하던 저희가 이제 정치 쇄신을 전면에서 감당하도록 인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사람이 걸어온 인생 역정은 확연히 다르다. 황 의원이 서울대 출신에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내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면, 김 의원은 농고 출신에 농민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렀다. 소속 정당도 달랐던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15대 국회 개원 때다. 황 의원이 성결교 장로, 김 의원이 기장 장로라는 걸 확인하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졌다. 더군다나 나이도 동갑(1947년생)인 두 사람은 서로 ‘야’ ‘자’를 할 만큼 절친한 사이가 됐다.
신앙의 동지가 된 두 사람은 정당과 이념을 초월해 의회에서도 하나님 나라가 이뤄지는 일에 동역하고 있다. 2009년 12월, 이른바 ‘언론악법’ 처리 문제로 국회에 폭력이 난무했을 때다. 여야는 등을 돌리고, 새해 예산안 처리가 난망했다. 두 기차가 마주보며 달려오는 형국이었다.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김 의원은 답답한 마음에 국회 본관 지하 기도실로 향했다. 깜깜한 기도실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데 한쪽 구석에서 누군가가 흐느껴 울며 기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도가 끝난 뒤 불을 켜고 보니 황 의원이었다. 두 사람은 “하나님과 국민, 역사 앞에 너무나 부끄럽다”며 성탄절을 앞두고 화해의 성명을 발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성명엔 13명의 여야 기독의원이 동참했다. 이것은 같은 달 27일 뒤 여야 합의의 초석이 됐다.
두 사람은 국회 및 국가조찬기도회를 함께 이끌어온 것을 비롯해 크고 작은 정치, 사회, 교계 이슈에 공동보조를 취해왔다. 두 사람에겐 언제부턴가 ‘황금 콤비’라는 별명이 따라붙고 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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