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옥 논쟁’ 촉발한 롭 벨의 ‘사랑이 이긴다’ 해부… “하나님 없는 삶이라면 지금이 바로 지옥”
롭 벨 목사의 ‘사랑이 이긴다(Love Wins·사진)’에서 촉발된 ‘지옥 논쟁’이 뜨겁다. 지옥 유무에 대한 논란부터 보편구원론(Universalism), 근본주의 신학과 ‘관대한 정통주의(Generous Orthodoxy)’ 논쟁 등으로 이어지며 미국 복음주의를 달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쟁이 복음주의 발전을 향한 몸부림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저자인 롭 벨 목사도 그의 책 서문에서 “토론 자체는 신적(divine)”이라며 전통적인 천국·지옥관을 가진 교회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도대체 ‘사랑이 이긴다’는 어떤 내용인가.
우선 분명히 하고 넘어가자. 참고문헌 안내까지 톡톡 털어 202쪽에 불과한 이 책 어디에도 ‘지옥은 없다’는 표현은 없었다. 오히려 천국과 지옥은 모두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지금, 바로 여기서 시작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천국의 경우 현재적이며 영원한, 강렬하면서도 실제적인 기쁨과 평화, 사랑의 경험이다. 영원한 생명은 우리가 죽어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연결된 지금 삶의 질과 생명력이라는 것이다(p.59).
그럼 지옥은 어디인가. 롭 벨 목사는 신구약에 등장하는 ‘스올’ ‘게헨나’ 등의 단어를 비롯해 예수께서 12번이나 사용한 지옥(hell)을 분석한다. 벨 목사에 따르면 예수께서 지옥을 언급했을 때는 (오늘날 교회처럼) 이교도나 불신자에게 자신을 믿으라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 종교적 유대인을 향한 경고였다. 예수로 말미암아 시작된 하나님 나라, 그 새로운 질서 속에 들어오라는 경고였다. 그 나라 밖은 ‘지옥’이었다.
벨 목사는 그런 다음 에스겔 16장에 등장하는 소돔과 고모라의 회복을 거론한다. 파괴가 있었지만 회복이 있으리라는 약속이다. 예레미야(5장, 32장), 예레미야애가(3장), 호세아(14장) 등 구약 선지서에 등장하는 회복 구절을 언급했고 “하나님은 항상 회복과 구속의 의도를 가지고 계신다”고 말한다(p.87).
롭 벨 목사는 이를 구체화시켜 수많은 성경 저자들이 하나님의 회복하시는 사랑, 구원하시는 사랑을 강조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이 세상에 잠시 살면서 범한 죄 때문에 수십억 명이 영원한 심판과 고통을 받도록 창조됐나”하고 의문을 제기한다. 이런 논리로 저자는 “지옥은 영원하지 않으며 종국엔 사랑이 이기고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과 화해를 이룰 것”이라고 말한다(p.109).
이 부분이 논란의 핵심인데, 지옥 역시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지금이라는 것이다. 르완다의 대량 학살, 마약 중독과 살인 사건, 종교·정치적 편견으로 인한 박해, 인간관계에서의 상처 등. 그렇다고 지옥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선택을 주셨다. 우리가 사랑과 은혜와 상관없는 삶을 살고 싶다면 하나님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둔다는 것이다. 하나님 없는 삶, 그것이 지옥이다.
결말에서 저자는 탕자의 비유를 통해 아버지의 관점을 헤아릴 것을 강조한다. 아버지의 마음은 돌아온 탕자를 변함없이 아들로 받아들인 그 마음이다. 탕자 동생을 시기하는 큰아들에게도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것이 다 네것”(눅 15:31)이라고 말하는 아버지다. 사랑은 모든 것보다 좋다. 결국 사랑이 이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의 저작 의도는 1장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저자는 천국 아니면 지옥이란 공식으로 기독교를 설명하려는 풍조에 ‘태클’을 건다. 무조건 믿으라는 식의 가르침, 행실이 바르지 못한 기독교인이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외치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를 꼬집는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강조한다.
논리 전개를 위한 성경 인용은 2% 부족한 부분이다. 저자가 신학자는 아니지만 성경신학적 맥락이나 특정 구절 연구는 더 신중했어야 했다. 이야기 전개를 위해 성경구절을 마구 대입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마존닷컴 독자의 지적처럼 지옥을 나타내는 ‘아이온(Aion)’ 등의 헬라어 분석도 미흡하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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