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부문 장애인 기능올림픽 도전 전학수씨 “장애가 잊었던 꿈 찾아줬죠”
전학수(56)씨의 꿈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그는 붓을 들고 또 다른 금메달을 향해 뛰고 있다.
19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안양6동 장애인 전문 화실 ‘소울음 화실’에서 만난 전씨는 “10여년 전 찾아온 장애가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꿈을 되찾아 주었다”며 밝은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전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권투 글러브를 꼈다.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권투는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꿈을 이루지 못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선발전에서 우승했으나 최종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80년 모스크바올림픽 선발전에서는 결승에서 패배를 맛봤다. 그사이 그의 오른손과 허리는 만신창이가 됐다. 결국 프로 데뷔 후 두 경기 만에 큰 부상을 당해 링에서 내려와야 했다.
권투를 접은 후 그는 영업사원, 쌀집 운영, 버스기사, 공원 관리인까지 해보지 않은 일이 없었다. 하지만 오른손과 허리 통증은 끊임없이 그를 옥좼고 결국 2004년 수술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가 마비됐다.
40대 후반 갑자기 찾아 온 장애(지체장애 2급)는 심한 우울증을 안겼다. 1년반을 꼬박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다. 재활훈련으로 겨우 걸을 수 있게 됐지만 몸보다 앞서 움직이는 마음과 장애인으로서 받는 소외감이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전씨는 “가족이 없었다면 우울증을 이겨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후천적 장애를 겪는 이들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림을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어려서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었지만 학업을 위해 붓 대신 글러브를 선택해야 했다. 뒤늦게 그림을 배우면서 전씨의 표정은 몰라보게 밝아졌다. 2009년 5월 소울음 화실 최진섭(53·척수사지마비 1급) 원장의 제안으로 경기도 장애인기능대회에 참가해 1위를 했고, 지난해 9월 전국대회에서도 우승해 오는 9월 열리는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다.
그는 올림픽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전씨는 “꿈을 되찾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며 “그림은 하나님께서 장애 대신 주신 선물”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안양=글·사진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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