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고객 정보 해킹 국내 총책 붙잡았다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8일 국내 총책 허모(40)씨를 검거해 구속영창을 신청했다. 경찰은 현대캐피탈이 입금한 돈을 허씨가 인출하는 과정에서 운전을 하는 등 도운 유모(39)씨를 구속했다. 허씨는 지난 17일 필리핀에서 입국하다 인천공항에서 붙잡혔다.

허씨는 지난해 12월 말 필리핀에서 만난 정모(36)씨로부터 “유명 해커가 있는데 유명 회사 개인정보를 해킹해 협박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 비용은 2000만원이 든다”는 말을 듣고 조모(47)씨에게 2000만원을 빌린 뒤 국내에서 해킹을 주도했다. 허씨는 해킹 이후 현대캐피탈이 입금한 1억원을 인터넷뱅킹으로 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허씨가 지난해 12월 말부터 최근까지 네 차례 필리핀으로 출국했다”면서 “이들이 필리핀에서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커 일당은 1억원 중 4200만원을 인출했으며 지급정지가 걸려 나머지 돈은 찾지 못했다. 허씨와 조씨, 신원이 드러나지 않은 조씨의 애인 등 3명은 국내에서 현금을 인출했으며, 정씨는 필리핀에서 600만원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커 신모(37)씨와 정씨는 현재 필리핀에 머물고 있으며 조씨와 조씨의 애인은 중국으로 달아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현대캐피탈 퇴사 직원 김모(36)씨가 경쟁 업체에서 전산개발 담당자로 일하면서 현대캐피탈 내부 시스템에 무단 침입하는 등 정보를 빼낸 사실을 밝혀내고 김씨 등 5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퇴사 직원들이 유출한 자료는 해킹된 자료와 다르고 공모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퇴직 직원과 해커의 공모 가능성은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웅빈 이용상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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