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입단한 양재호(48) 9단은 89년 제1회 동양증권배 우승에 이어 패왕전·명인전 등에서 7번 준우승을 차지하며 94년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 부드러운 미소와 깔끔한 언변, 자상함이 묻어나는 해설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지난해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국가대표 감독을 맡아 금메달 3개의 영광을 안았다.
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고 온화한 표정에 승부사의 기질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가까운 사람들은 그의 웃음 뒤에 숨어있는 냉철함과 예리함을 안다. 그런 그가 이제 반상이 아닌 바둑계에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3월 22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제80회 한국기원 정기이사회에서 양재호 9단이 한국기원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 보수적인 바둑계에서 한국바둑계의 전반적인 바둑행정을 처리하는 총장의 자리에 40대가 선출된 것은 처음이다. 최근 ‘바둑의 위기설’이 팽배하고, 풀지 못한 숙제들이 산재해 있는 시점이라 바둑계의 이목이 더욱더 집중되어 있다.
양재호 신임 사무총장은 그동안 한국기원 이사로 활동해와 바둑계에 대한 이해가 깊고 현실적인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바둑계가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다고 판단하고 과감한 선택을 했다. “젊은층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어 이대로 간다면 10년 후가 암울하다”는 양 사무총장은 “바둑영재 육성, 대학 및 실버계층에 바둑보급, 여성바둑 장려 등을 추진하고 현재 잘 진행되고 있는 군부대 병영바둑교실도 더욱 강화해 바둑의 자생력을 기르겠다. 또 바둑회관을 건립하고 바둑 스포츠 토토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프로기사회 회장인 최규병 9단과 한국기원 이사 유창혁 9단 등 젊은 기사들과 함께 프로기전 컷오프제와 입단제도 변경 등 다양한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양 사무총장은 한국기원 사무조직에 대한 바둑계의 비판과 관련, “열정은 강요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어야 하고 성취동기가 부여돼야 한다”면서 “능력 있는 직원과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신임 총장으로 해야 할 일은 너무 많고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그는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소통과 균형을 중시하는 사무총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언젠가는 그 과분한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이 그 시기라고 판단했습니다.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순간까지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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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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