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사업 허와 실-⑦·끝 수도권전철 천안∼ 청주공항 연장] 정치권 단골 메뉴… 7년째 표류

수도권 전철 천안∼청주국제공항 연장노선 사업은 정치권의 선심 공약과 충남·북 간의 지역 이기주의로 인해 7년째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조차 못하고 있다.

각종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이 충청권 최대 현안사업이라며 임기 내 사업추진을 약속한 게 무색할 정도다.

2004년부터 추진된 수도권 전철 천안∼청주국제공항 연장노선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4일 국토해양부의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됐다.

그러나 충북과 충남이 천안∼조치원∼오송∼청주공항을 잇는 기존 노선안과 천안∼독립기념관∼오창∼청주공항을 잇는 직선 신설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지난달 8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서 제외돼 원점으로 돌아갔다.

충남 천안시와 충남도는 낙후지역인 천안 동남지역 개발 시너지효과를 기대해 신설안을 주장하는 반면 충북도는 신설안보다 상대적으로 충북 경유 거리가 긴 기존 노선안이 지역발전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 기존안을 고수하고 있다.

재정부는 기존안과 신설안 모두 예비타당성 조사사업을 할 수 없다며 충남·북에 단일안 합의를 압박하고 있다.

충남·북은 신설노선에 대한 경제성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충북은 2008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실시한 용역결과 기존 노선안은 비용 대 편익 비율(B/C)이 1.06으로 경제성을 충족한 반면 신설 노선안은 0.73으로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조사에서는 56.1㎞의 기존 노선안은 1조2111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며 운행시간은 40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된 반면, 37.4㎞의 신설 노선안은 운행시간이 23분으로 단축되지만 사업비는 2조4322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천안시는 2009년 6∼11월 자체 신설안 용역조사 결과 천안∼오창∼청주공항 39.6㎞의 노선은 사업비 1조5263억원이 소요되고 운행시간은 24분이며 B/C가 1.08로 나타났다며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충북은 연구용역 결과에 이의를 달지 않는 조건을 걸고 충남도와 공동으로 ‘사전 예비타당성조사 용역’을 발주해 단일안을 만든 뒤 재정부에 재차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할 계획이나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지역 개발을 위해 추진한 사업이 오히려 주민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데도 정치권에서는 책임 공방만 벌이고 있다.

수도권 전철 청주공항 연장사업이 재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 대상에서 제외되자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성명을 통해 “충북도는 이를 지자체 간 단일안을 합의하지 못해 제외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철도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으로 확정된 것을 보면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며 민주당 출신의 이시종 충북지사를 비판했다. 충북도당은 또 “민주당 충청권 국회의원들마저 단일안을 위한 공조는 없고 지역 간 갈등만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홍재형 의원 등 청주권 의원 4명과 천안시 양승조 의원이 모두 민주당 소속임에도 단일안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홍 의원은 “직선노선으로 신설하는 것이 청주공항 활성화 취지를 살리는 방법이지만 문제는 경제성”이라며 기존안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변재일(청원) 의원은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에서의 접근성과 이용자들의 편익을 최우선해 직선노선을 신설해야 한다”며 “기존 경부선과 충북선은 세종시와 관문공항으로서의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새로운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수도권 전철과 연계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민주당은 수도권 노선 연장안이 지지부진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약속 번복’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반격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2월 9일 충북도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이 수도권 전철 청주공항 연장사업을 약속해 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게 더욱 큰 문제”라며 “굳이 따지자면 한나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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