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인문 (8) 주님 멀리하다 다섯번 쓰러지고야 회개

Է:2011-03-29 17:46
ϱ
ũ
[역경의 열매] 김인문 (8) 주님 멀리하다 다섯번 쓰러지고야 회개

빈 깡통 같은 믿음이었다. 영적인 내 어머니 최자실 목사님께서 돌아가신 뒤 나는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갔다. 세상에 젖어드는 건 쉬웠다. 문오장 목사가 그런 나를 붙잡기 위해 애썼지만, 그럴 때마다 스케줄 핑계를 댔다.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한 드라마 ‘첫사랑’에 출연했을 때다. 당대 최고의 젊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내가 맡은 역은 주인공 삼남매의 아버지. 누나 송채환, 장남 최수종, 차남이 배용준이었다. 한번은 연기를 하다 장남을 업고 넘어져 가파른 곳에서 구른 적이 있었다. 스태프들이 굉장히 놀라 뛰어왔다. 혹시나 내가 크게 다친 건 아닌지 염려가 됐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약간의 찰과상만 입었을 뿐 큰 외상은 없었다.

그 장면은 후에 많은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그림을 그리던 장남이 다리를 다쳐 아비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리를 다친 장남이 둑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것. 울면서 장남의 이름을 안쓰럽게 부르는 아비는 가냘픈 등으로 그 아들을 업었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내가 넘어졌을 때 하나님도 그런 안타까운 마음으로 나를 업으셨는데 말이다.

이 드라마로 훗날 ‘욘사마의 아버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배용준이 내 아들로 출연했기 때문에 일본 팬들이 그렇게 지어준 것이다. 몇 해 전까지는 일본에서 나를 만나기 위해 팬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이 같은 흔적들도 하나님의 작품인데 감사하지 못했다.

한번은 고속도로에서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매니저도 없이 바쁜 일정 속에서 혼자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깜빡 졸았는지 순간 급정거를 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려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가 눈앞에 들어왔다. 조금이라도 브레이크를 늦게 밟았다면 어찌 됐을까. 이뿐만이 아니다. 1992년과 96년 잇따라 쓰러졌다. 과로하지 말자며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하나님의 사인이었다. 그것을 직감했어야 했는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스스로도 ‘교회에 나가야 한다’는 신호로 여겼다. 그러나 바쁜 스케줄 때문에 도저히 주일을 지킬 수 없었다. 주일성수를 까마득하게 잊고 연기를 마친 뒤 동료들과 술 한 잔을 할 때면 최 목사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목사님이 마치 나에게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 “인문아, 너 그러면 안 된다. 교회는 꼭 나가야지. 십일조는 꼭 드려야 한다.”

대체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그 많은 돈을 벌어 무엇을 했던가. 십일조를 드렸다면 주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그러다 2005년 드디어 모든 걸 버려야 할 위기에 처했다. 90년부터 몸담아온 장수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를 촬영하던 중 쓰러진 것이다. 병원에서 뇌경색이라고 처음 진단받았다. 병원에 누웠는데, “아! 이제 주님이 정말 나를 부르시는구나”라고 온몸으로 느꼈다. 그럼에도 며칠 쉬면서 치료를 받은 덕에 몸은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다시 바쁜 일상으로 빠져버렸다.

2006년 초 두 번째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완악한 나의 마음은 요동치고 있었다. “이번에도 괜찮아. 걱정하지마”라는 사단의 음성에 놀아나고 있었다. 또다시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그렇게 놓쳐버렸다. 급기야 주님은 아예 나를 넘어뜨리셨다. 그해 세 번째 뇌경색으로 쓰러진 것이다. 이번엔 회복되지 않았다.

정리=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Ŀ
Ϻ IJ о
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