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가격 3000∼4000원인데 원가는 고작 123원… ‘최고 35배’ 폭리
7일 낮 12시40분쯤 서울 스타벅스 소공동 지점. 점심식사를 마친 뒤 몰려든 직장인들로 자리는 만석이었다. 이곳에서 아메리카노 커피는 쇼트 사이즈가 3100원, 톨 사이즈가 3600원, 그랜드가 4100원이었다. 이곳에 온 직장인 김영아(28·여)씨는 “커피값이 비싸긴 하지만 여기서는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니라 편한 공간에서 친구들과 대화 등을 즐기기 때문에 자주 온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커피전문점 ‘커핀그루나루’ 소공점에서도 아메리카노 쇼트사이즈를 3800원, 톨 사이즈는 4300원에 팔고 있지만 역시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시중에서 파는 커피 가격이 원가의 25배를 훌쩍 넘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커피값 폭리 논쟁이 일어날 조짐이다.
관세청은 7일 ‘커피 교역으로 본 우리나라 커피시장’ 자료에서 “지난해 외국계 커피전문점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아메리카노 커피 원두 10g(한 잔 분량)의 수입원가는 123원(세전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아메리카노 커피값이 원가보다 25∼35배 높은 셈이다. 강남 지역 등 일부에서는 아메리카노 커피가 잔당 5000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커피 애호가들도 커피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날 스타벅스 소공점에서 아메리카노 커피 쇼트사이즈를 시킨 직장인 장화현(25·여)씨는 “주말에 친구들과 장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눌 때는 몰랐지만 점심 직후에 잠깐 마시고 가는 가격치고는 너무 비싸다”고 강조했다. 학원강사인 오향석(28)씨는 “국내에서 파는 커피가 밥값과 비교해 보면 원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다”며 “외국과 비교해 볼 때 같은 브랜드 커피를 두 배나 비싸게 마시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김홍기(27)씨는 “123원이라는 원가를 알고 나니 자리값을 생각하더라도 3000원이 넘는 가격은 엄청나게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커피숍을 운영 중인 장모씨는 “수천만원대의 기계들, 임대료, 인건비, 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폭리라고 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커피 마시기가 문화의 개념이 강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사업을 하는 이근호(26)씨는 “커피는 단순히 돈 주고 마시는 상품이 아니라 사람들끼리의 소통과 관계의 매개체이기 때문에 원가와 비교하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만7000t, 4억2000만 달러의 커피가 수입돼 20세 이상 성인 한 사람이 연간 312잔에 해당하는 커피를 마셨다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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