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특사단 숙소 침입] 13시간 후에야 신고… 사건 무마용 협상 결렬 탓?

Է:2011-02-2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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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특사단 숙소 침입] 13시간 후에야 신고… 사건 무마용 협상 결렬 탓?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침입한 괴한 3명이 국가정보원 직원이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 직원이라면 이렇게 허술하게 정보수집 활동을 하고, 곳곳에 흔적을 남겼겠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국정원은 사건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사건의 재구성=지난 16일 오전 9시27분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9층에 있는 아크마트 드로지오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 보좌관의 방인 1961호에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침입, 노트북PC를 만지고 있었다. 드로지오씨가 방으로 들어오자 당황한 3명은 만지던 노트북 2대 중 1대를 들고 달아났다. 호텔 측에 항의하자 2∼3분 뒤 남자 2명이 방으로 돌아와 노트북을 돌려주고 떠났다.

오후 11시15분 특사단과 동행한 주인도네시아 한국 무관(육군 대령)이 112에 전화를 걸어 “노트북을 도난당했다가 돌려받았는데 USB가 꽂혔었는지, 내용을 빼간 게 있는지 의심되니 조사해 달라”고 신고했다. 이 무관은 신고 사실을 국방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태평로지구대가 신고를 받은 뒤 11시47분 남대문서 강력1팀과 과학수사팀이 출동해 현장을 감식했다.

17일 오전 3시45분쯤 국정원 직원 1명이 남대문서를 찾아 신고 내용을 묻고 “외교 분쟁이 될 수 있으니 보안을 유지해 달라”고 말했다. 오후 3시20분엔 드로지오씨가 노트북을 들고 와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복사한 뒤 돌려받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하자 그는 “데이터에 대한 어떤 접근도 원치 않는다”며 오후 6시쯤 노트북을 돌려받았다. 드로지오씨는 18일, 나머지 특사단은 17일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 경찰 관계자는 “19층 복도 CCTV는 너무 어둡고 엘리베이터 CCTV는 위에서 찍혀 얼굴이 잘 안 보인다”고 말했다.

◇국정원, 경찰 입단속 시도?=국정원 직원이 남대문서를 방문한 것을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해당 직원은 사건 자료를 넘겨받거나 다른 요구 없이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에서 이 사건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17시간가량 지난 시점이기 때문에 단순히 국정원 직원이 수사상황 파악을 위해 방문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국정원이 부인과 모르쇠로 일관해 의문을 키운다.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 직원이 숙소에 침입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남대문서를 다녀갔다는 것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사건발생 닷새가 지난 후 유일한 목격자인 호텔 종업원을 불러 조사했다.

◇사건의 미스터리=이 과정에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사건 발생 이후 13시간 이상 지난 뒤 신고가 이뤄졌다. 일각에선 국정원이 사건을 무마하려고 특사단과 물밑협상을 벌이다 결렬돼 특사단이 뒤늦게 신고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원 직원이 경찰에 보안 유지를 부탁한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니냐는 것이다. 롯데호텔 측이 “CCTV는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만큼 선명하다”고 반박한 것은 경찰 수사에 대한 의혹을 더한다.

특사단의 미온적 태도도 미심쩍은 부분이다. 노트북에서 정보를 빼갔는지를 알고 싶다던 드로지오씨는 노트북을 돌려받아 귀국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인을 붙잡아 자백을 받는 수밖에 없어졌다. 인도네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수행원 방에 누군가 침입했다 적발된 사실이 있지만 민감한 데이터가 손실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피의자로 의심받는 쪽과 피해자 모두 별것 아니라는 반응이어서 궁금증만 커진다.

천지우 임세정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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