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현지 교회 주일예배 르포… 따로앉은 남녀성도 두손 모아 ‘테러없는 조국’ 간구
파키스탄 남부 신드 주 최대 도시 카라치 시내 아크터 콜로니 지역. 공항에서 차로 40분 정도 떨어진 이곳은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중 하나다. 주 도로에서 벗어난 차량이 마을로 들어서자 흙먼지가 일었다.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소형 차 한 대가 간신히 통과할 수 있는 골목엔 각종 상점과 인파로 넘쳤다. 소와 양의 껍질을 벗겨 매달아 놓은 푸줏간이 군데군데 보였다. 아이들은 무슨 놀이를 하는지 골목을 뛰어다녔다. 행인들은 대부분 서민층으로 보였다.
성바울개혁장로교연합교회(St. Paul Associate Reformed Presbyterian church)는 그런 지역에 위치한 전형적인 파키스탄 교회다. 13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 교회 입구에 도착하자 성도로 보이는 남자들이 나와 손을 내밀며 ‘살람(평화)’이라고 인사했다.
교회 건물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입구는 철문으로 돼 있었다. 극단주의자들의 공격 등에 대비하기 위해 설치해 놓았다고 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담이 없었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담장과 철문이 생겼다는 것이다.
교회 바로 앞 골목 담장에는 최근 사망한 3명의 현지 기독교인 얼굴 사진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말로만 듣던 파키스탄 기독교인 수난의 한 단면이었다. 철문 안으로 들어서자 교회 마당이 나왔다. 신을 벗고 예배당으로 들어서자 찬양 소리로 가득했다.
오전 10시부터 예배가 시작되지만 이에 앞서 1시간가량 찬양 등으로 예배자로서의 마음을 준비한다고 알려줬다. 단상에서 사회자가 찬송을 인도하고 있었다. 담임목사도 흰색 가운을 입고 단상 위 의자에 앉아 함께 찬양하고 있었다. 예배당에는 의자가 없었다. 카펫이 깔린 바닥에 앉아 예배를 드렸다. 단층으로 된 예배당에는 5m 높이의 천장에 팬이 달려 있었고 성탄절 장식이 아직까지 남아 있었다. 찬송 소리는 벽을 울리며 천장으로 퍼졌다.
찬양 시간은 한국교회의 찬양예배를 방불케 했다. 10세 정도로 보이는 어린이 5명이 찬양팀을 맡고 있었다. 이들은 앞쪽에서 한 소년이 키보드를, 소녀들이 보컬을 맡아 찬양을 인도했다. 강대상 앞 흰 벽에는 컴퓨터에 연결된 빔 프로젝트가 파키스탄 언어인 우르드어 가사를 비췄다.
예배가 시작되기 전까지 찬양과 성경 봉독, 기도 등이 이어졌다. 예배 시작이 가까워지자 예배당은 성도들로 가득 찼다. 어림잡아 100명은 훨씬 넘었다. 가족끼리 함께 예배드리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단 남자와 여자는 분리해 앉았다. 예배당 오른편엔 남자들이, 왼편엔 여자들이 앉았다.
찬송곡은 전통 파키스탄 곡조였다. 구슬프게 들리는 단조 형태의 곡이었다. 어느 소절에서는 힘 있게 목소리를 높이고 박수도 쳤다. 귀에 익은 단어들도 나왔다. 특히 ‘야호바(여호와)’를 반복하는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예배는 한 여성 성도의 기도로 시작됐다. 시편 22편이 낭독됐고 기도제목을 소개했다. 파키스탄 내 선교단체와 협력하는 사역을 비롯해 교회가 운영하는 학교의 소유권을 정부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도록 기도했다.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과 관련, 이를 감사하는 기도제목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최근 정파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폭탄 테러와 총기 사건 등을 염두에 둔 듯 파키스탄의 평화와 화합을 위해 기도하자는 내용도 올라왔다.
사회자는 잠언 27장으로 회중과 함께 교독문을 읽었고, 회중은 오른손을 들고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했다. 담임 샤킬 크호카(35) 목사는 30분 정도 설교했다. 기독교인은 성경 말씀을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거룩한 삶, 모범이 되는 삶을 살자고 강조했다.
예배를 마치자 담임목사는 뒷문에 미리 나와 서서 기다렸고 성도들은 하나둘 빠져나가면서 평안과 축복을 빌었다. 크호카 목사는 100여명의 성도가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일일이 인사하며 안부를 물었다. 성도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악수하며 인사했고 나이 든 여성들의 경우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을 빌기도 했다. 나이 많은 한 여성 성도는 담임목사의 머리에 손을 얹고 평안을 빌었다. 성도들은 외국인 기자를 향해서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일일이 ‘굿모닝’ ‘살람’ 등으로 인사하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카라치=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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