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광부들, 세상에 기쁨을 주다… 매몰 69일 만에 ‘절망의 막장’ 기적같은 탈출
마침내 그들이 돌아왔다.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 갇힌 광부 33명의 구조작업이 13일 새벽(이하 현지시간)부터 시작됐다. 지난 8월 5일 매몰 이후 69일 만이다.
구조용 캡슐 불사조호가 첫 번째 구조자 플로렌시오 아발로스(31)를 싣고 지표면 위로 솟구친 시각은 이날 새벽 0시11분(한국시간 13일 낮 12시11분). 시력 보호를 위해 특수안경을 쓴 그의 눈에 일곱살배기 아들 바이론이 가장 먼저 들어왔다. 영상 3~4도의 서늘한 공기가 얼굴에 와 닿았다. 아타카마 사막의 지평선도 다시 볼 수 있었다.
아발로스는 아들의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 줬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달려와 이들을 힘껏 껴안았다.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피녜라 대통령은 현장에 있는 전 세계 1000여명의 취재진 앞에 섰다. 환희에 찬 표정이었다.
“오늘 밤은 칠레 국민과 전 세계가 잊지 못할 멋진 밤입니다. 33명의 용감한 광부들이 준 교훈을 영원히 기억합시다.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낸 것입니다. 이 나라는 위대한 일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1시간 뒤 마리오 세불베다가 두 번째로 구조됐다. 세불베다는 땅 속에서 가져온 돌멩이들을 구조대원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눠주면서 펄쩍펄쩍 뛰었다. 이날 아침 6시까지 6명이 구조됐다.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사고 당시 전문가들은 “생존 가능성이 1%도 안 된다”고 했지만, 3주일 만에 땅속 700m 아래 광부들이 모두 살아있는 게 확인됐다. 이때부터 전 세계가 이들의 생환을 기원해 왔다.
구조가 시작된 이날엔 칠레 전국 곳곳에 대형 모니터가 설치돼 작업 과정을 전했다. 첫 매몰자가 구조된 순간 전국의 교회엔 일제히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거리의 차들도 경적을 울렸다.
전 세계의 TV와 인터넷도 실시간으로 현장을 중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구조대원을 격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33명이 모두 구조되기까지는 30시간이 넘게 걸릴 전망이다. 그때까지 산호세 광산에선 가족들과 구조대원, 취재진들이 쉼 없이 구호를 외칠 것이다.
“치!치!치! 레!레!레! 브라보, 칠레의 광부들!” 관련기사 2·3·4면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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