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보수-자민 연정 출범 안팎, 우파·중도좌파 오월동주… 캐머런號순풍 탈까
영국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연립정부는 우파와 중도 좌파의 동거 정부다. 데이비드 캐머런 신임 총리는 “닉 클레그 자민당 당수와 나는 둘 다 국익을 위해 정당 간 차이를 제쳐두고 공동의 선을 위해 노력하길 원하는 정치 리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 내각이 구성돼 구체적인 정책 실행에 착수하면 정부 내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연정 협상 과정=캐스팅보트는 자민당이 쥐고 있었다. 클레그 당수는 제1당인 보수당과 먼저 연정 협상에 들어갔지만, 정치 철학이 더 유사한 노동당과도 협상을 시도했다. 양다리를 걸친 셈이다.
BBC방송은 노동당이 협상에 소극적이었다며 “자민당과의 연정보다는 야당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 내 좌파 인사들이 그렇지 않아도 보수화되고 있는 노동당이 자민당과의 연정으로 정체성을 잃을 것을 우려해 반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고든 브라운 총리는 사퇴서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제출했고, 여왕은 이를 수리했다.
자민당은 대신 이런 상황을 최대한 활용했다. 보수당과의 협상이 난관에 부닥치자 노동당에도 협상을 제안하고 이 사실을 공개해 보수당을 압박했다. 보수당은 선호투표제 도입을 약속하고, 장관 자리 5석을 포함해 정부 내 20개 자리를 마련해 주는 조건으로 자민당의 옷자락을 붙잡아야 했다. 클레그는 자신의 ‘유연한 정치력’을 과시하며 부총리직을 거머쥐었다.
◇연정 합의 내용과 당면 과제=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양당의 합의 내용을 전하면서 “부자들이 힘들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민감한 문제는 세제개혁이다. 보수당은 상속세 부과 기준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공약을 철회하고, 연소득 1만 파운드 이하는 소득세를 면제하자는 자민당 공약을 채택했다. 한국의 종합부동산세처럼 값비싼 부동산에 세금을 중과세하자는 자민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주식이나 2번째 집처럼 재테크용의 ‘비사업용 자산’에 부과하는 세금을 18%에서 40%로 크게 늘렸다. 금융기관의 과도한 보너스를 줄이기 위해 은행세도 도입한다.
선거제도 개편안을 마련해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후보들의 선호도를 기입하는 선호투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연합(EU) 역외에서 유입되는 이민자 수도 제한하기로 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재정적자 감축이다. 국내총생산(GDP)의 62%에 이르는 막대한 정부 부채 때문에 영국은 ‘다음 금융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받는 상황이다.
양당은 정부 지출을 전면 재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향후 1년간 60억 파운드를 줄이는 방안을 50일 안에 마련하는 게 목표다. 행정부 공무원의 인건비가 1차 타깃이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화이트홀(런던 관가) 근무자들 상당수가 백수로 전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라크에 주둔 중인 영국군 9000명의 철수 시기도 고민이다. 자민당은 선거 과정에서 이라크 철군을 강력히 주장했다.
◇향후 일정=25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새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으로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게 된다. 새로운 선거법은 적어도 2012년에 예정된 자치단체장 선거 이전까지는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과 자민당은 동거정부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의회 임기를 5년으로 고정하고, 다음 총선은 2015년 5월 첫째 목요일에 치르기로 합의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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