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인양 이후] “여기가 남편 있던 곳인데… 천장 간데없고 뻘로 뒤범벅”

Է:2010-04-19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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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미 격실은 기름때와 개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바닥과 외벽에는 각종 부유물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침대를 덮는 천은 얼룩진 채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실종자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천안함 희생자 가족이 본 함미 내부 모습이다. 실종자가족협의회 이정국 대표와 시신을 찾지 못한 가족들은 19일 오전 7시부터 40여분간 천안함 함미 안팎을 둘러봤다.

함미는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군항 수리부두에서 바지선 위에 올려져 있었다. 인양하면서 시신 유실을 막으려고 설치한 녹색 그물망이 아직 남아 있었다. 군은 전날 펌프 14대를 동원해 함미에 있던 기름 4만5000ℓ와 바닷물을 빼냈다. 해군 관계자 2명이 가족을 함미 안으로 안내했다.

갑판 위쪽 통로로 들어간 함미 내부는 처참했다. 20일 만에 심해에서 건져진 선체는 성한 곳이 없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린 임시 조명이 통로를 밝혔다. 둘러보는 가족들은 말없이 흐느꼈다.

가족들은 승조원 식당과 침실을 보고 다시 울었다. 침몰 뒤 바닷물에 실려 들어온 부유물로 어수선했다. 실종 장병의 소지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미귀환 장병 8명이 천안함 침몰 직전 있었다는 기관조종실은 외벽과 천장이 사라진 상태였다.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박경수 중사의 아내 박미선(29)씨는 보수공작실, 중사휴게실, 기관조종실을 둘러봤다. 박 중사가 일하고 쉬던 장소다. “남편 손길이 닿았던 곳에 와 보고 싶었다”던 박씨는 눈물을 쏟았다. 박보람 하사의 아버지 박봉석(53)씨는 “아들의 물건을 찾을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찾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함미에는 유도탄과 어뢰, 탄약이 남아 있었다. 포문이 열린 76㎜함포 옆으로 포탄이 굴러다녔다. 당초 군은 탄약과 무기를 모두 제거한 뒤 가족들을 들여보낼 생각이었지만 함미 내부를 빨리 보고 싶은 가족들의 뜻을 감안해 방침을 바꿨다. 둘러보는 정도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군은 가족들이 나오자마자 무기 분류 작업에 착수했다.

평택=강창욱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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