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끝내 유혈 충돌… 시위진압 곳곳 총성 日 기자도 숨져
피를 뿌리던 ‘혈액 시위’가 결국 피를 불렀다.
3주일 넘게 계속되던 태국 반정부 시위는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정정 불안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불씨 건드린 태국 정부=정부는 태국 신년 축제인 송끌란(13~15일) 연휴를 앞두고 시위대를 해산시켜 정국 안정을 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위대 해산에 실패하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
10일 군경과 시위대가 충돌한 방콕 거리는 실탄과 화염병이 난무했고 총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로이터통신 일본인 기자도 가슴에 총탄을 맞아 숨졌다.
태국 보안당국은 방콕 시내 랏차담넌 거리에 집결해 있는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탄 등을 쐈다.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독재저항민주주의 연합전선(UDD, 일명 레드셔츠)’ 시위대도 강력히 맞섰다. 군경이 진압에 나서자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거세게 저항했다. 총리 집무실이 있는 정부 청사는 수류탄 공격을 받았고 군인들이 시대위에 인질로 잡히기도 했다.
캐우캄넛 태국군 대변인은 “우리는 시위대를 위협하기 위해 허공에만 쏘고 있다”면서 “오히려 시위대들이 실제 총탄을 쏘면서 군인들이 다쳤다”고 반박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자위권 차원에서 공중 발포를 허용했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사태 해결 가능성은 없나=태국 정부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군 병력을 시위 현장에서 철수시켰다. 이어 총리실 비서실장을 협상 대표로 지명해 시위대에 협상을 제의했다.
시위대와 정부가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위대는 의회 해산과 총선거 실시를 주장하고 있지만 아피싯 총리는 10일 밤 연설에서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부는 현재의 정정불안 상태를 해결할 의무가 있고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시위대 대표도 11일 정부 측이 제안한 협상을 거부하고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혀 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UDD 핵심 지도자인 자투폰 프롬판은 “정부 측과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위 과정에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해 태국의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이 시위대의 의무”라고 밝혔다.
시위대 지도자인 나타웃 사이꾸안도 “지금의 투쟁은 첫 라운드에 불과하다”고 지난한 싸움을 예고했다.
외신은 만약 협상 등을 통해 시위를 임시 봉합하더라도 이번 사태 근저에 깔린 빈민층과 엘리트 계층 간의 뿌리 깊은 갈등까지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위대 지지를 받는 탁신 치나왓 전 총리는 집권 초기 경제성장에 힘을 쏟았다. 농가부채 탕감 등 저소득층에 대한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정책을 펴면서 레드셔츠로 상징되는 농민과 빈민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이것이 도시 중산층의 반발을 사면서 태국에서 계층 간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특히 태국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83세 고령의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마저 지난해 9월부터 병원에서 장기 치료를 받고 있어 사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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