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넘쳐나는 드라마, 왜?

Է:2010-03-2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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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넘쳐나는 드라마, 왜?

우울한 현실 반영… 퇴폐미학 만연 우려

TV 드라마에 ‘데드 엔딩’이 범람하고 있다. 드라마에 죽음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서사의 선순환 구조인 해피 엔딩 대신 비극적 결말이 재현되고 있는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냉소주의와 허무주의가 만연한 현실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인기 드라마 속 영웅들은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장애물 앞에서 좌절했다. 25일 종영한 KBS 2TV‘추노’에서 대길(장혁)은 언년이의 사랑을 얻지 못하고 비참하게 죽었다. 노비 업복(공형진)은 평등한 세상을 끝내 보지 못하고 관군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 앞서 19일 끝난 MBC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세경(신세경)은 흠모해온 의대생 지훈(최다니엘)과 함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으며 쓸쓸한 짝사랑에 종지부를 찍는다.

지난해 말 종영한 KBS 2TV ‘아이리스’에서 현준(이병헌)도 온갖 고생 끝에 누명을 벗고 사랑하는 승희(김태희)를 만나러 가지만 알 수 없는 총격 앞에 목숨을 내놓는다. 혁명은 실패하고, 신분상승은 좌절되고, 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

‘지붕킥’의 김병욱 PD는 “희망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며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추노’의 천성일 작가는 “(혁명 성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사실상 주인공들은 실패했지만 실패도 성공의 과정”이라며 현실적인 대답을 내놓는다.

불행한 파국에서 오는 비장미는 쓰디쓴 현실을 마주한 대중의 처지와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88만원 세대가 태반이고 퇴직 바람이 거센 현실은 우울하다. 민초들이 혁명에 성공하거나 왕자님과 행복하게 산다는 결말이 판타지인 것을 시청자는 이제 다 안다. 드라마를 보면서 구질구질한 현실에 눈 감는 것은 더 이상 위로가 안 된다. 시청자는 ‘추노’와 ‘지붕킥’의 쓸쓸한 결말을 보면서 충격을 받는데, 이는 우리의 현실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데드 엔딩’이라는 충격요법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손쉬운 결말은 문제로 지적된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추노’ 최종회의 대량 살상은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공포를 상기시켜 시청자들을 불편케 할 수 있다”며 “제작진이 인명을 함부로 다루는 ‘데드 엔딩’은 전통적인 권선징악의 인과율을 벗어난 비극의 과잉이라는 측면에서 결과적으로 허망함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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