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범죄 쉬쉬… 무늬만 유엔 평화유지군?
유엔 평화유지군(PKO)이 지구촌 곳곳에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뇌물과 성폭력 등으로 얼룩진 실태가 밝혀지면서 PKO의 방만한 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유엔 PKO가 장병들의 성범죄 사실을 적발하고도 이를 숨기고 처벌하지 않았다고 유엔 기밀문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에서는 2007년 14명의 PKO 장병이 보호대상인 여성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유전자 감식 결과 일부 장병은 현지에서 자녀를 출산한 경우도 있었다.
유엔은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어떤 처벌도 없었다. 문제가 된 장병을 파견한 모로코 정부는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국제적인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해 사건을 덮은 것이다.
코트디부아르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유엔의 조사에 따르면 2007년에만 전 세계에서 120여명의 장병이 56건의 성범죄에 연루됐다. 콩고의 경우는 2007년 31건, 2008년 29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40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다. 유엔 PKO 감찰대가 직접 조사한 결과 지난 3년간 적발된 성범죄 혐의자는 300명이 넘었다.
하지만 PKO 파견국은 75명의 장병을 징계하는 데 그쳤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성범죄는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성범죄는 55건으로 2008년에 비해 12%가 늘었다.
PKO 책임자인 알랭 르 로이 유엔사무차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성범죄가) 가장 큰 골칫거리”라고 토로했다.
포린폴리시는 수조원에 이르는 PKO의 식량과 장비 구매와 관련된 뇌물 사건을 지난 20일 폭로했다. 1990년대부터 PKO에 전투식량과 개인장비 등을 공급해온 미국 IHC서비스의 최고경영자 에지오 테스타는 유리한 입찰 정보를 얻기 위해 PKO 내부 직원에게 뇌물을 상납해 왔다는 것이다.
테스타는 유엔 구매담당자 알렉산더 야코블레프에게 공짜 휴대전화를 주고, 그의 아들을 자기 회사에 취직시켰다. 그 대가로 IHC서비스는 야코블레프가 2005년 퇴직할 때까지 PKO 납품을 독차지했다. 테스타는 유엔 현직관리를 자기 회사의 회장으로 추대하고 급여를 지급해온 사실도 최근 조사에서 드러났다.
테스타는 2005년 유엔 조사에서 부정이 드러나 구매금지 대상 리스트에 올랐다. 하지만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수천만 달러를 챙겼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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