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선 오렌지혁명에 쫓겨났던 야누코비치 1위
우크라이나에서 17일 치러진 대선 투표 결과, 6년 전 친서방 정권을 탄생시켰던 ‘오렌지 혁명’으로 축출됐던 야당 후보 빅토르 야누코비치(59) 전 총리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과반에 미달, 2위인 오렌지 혁명의 주역 율리야 티모셴코(49) 총리와의 결선 투표(2월 7일)가 불가피하게 됐다.
91% 개표가 진행된 18일 오후(현지시간) 야누코비치 전 총리는 35%의 득표율로 25%를 얻은 티모셴코 총리보다 10% 포인트가량 앞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3위(13%)는 은행원 출신인 세르게이 티기프코 전 경제장관이 차지했다. 2004년 혁명의 또 다른 주인공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은 4위(7%)에 그쳤다. 투표율은 66.7%로 2004년 대선 당시 1차 투표율(72%)보다 저조했다.
2004년 대선에서 러시아의 지지를 업고 출마한 야누코비치는 유셴코 당시 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지만 부정선거 시비로 촉발된 오렌지 혁명으로 치러진 재선거에서 패했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티모셴코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잔다르크’로 불리며 총파업을 유도함으로써 혁명을 승리로 이끌었다. 티모셴코는 선거 후 총리로 기용됐으나 유셴코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해임됐다가 총선 승리 후 재기용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에도 혁명동지인 두 사람은 국가 정책에서 자주 갈등했고, 대선 후보에도 나란히 나서 집권 여당의 분열 양상을 보였다.
야누코비치는 “이번 투표 결과는 지난 5년간 정치·경제적으로 아무런 성과물을 내지 못한 오렌지 혁명에 대한 응징”이라며 결선 투표에서의 승리를 다짐했다.
유셴코 대통령 집권 5년간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추진, 에너지 분쟁 등으로 러시아와는 구소련 붕괴 이후 최악의 관계를 맞고 있다.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반러시아 노선을 문제 삼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사 파견을 연기했다. 관계 개선은 앞으로 집권할 정부를 통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유셴코 정부에 퇴짜를 놨다.
정치적으로는 2005년 이후 세 차례나 총선을 치를 정도로 정쟁에 휩싸였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165억 달러 구제금융을 받는 등 경제적으로도 파탄 났다. 이런 상황은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 총수 야누코비치의 선전 토대가 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3주 뒤 결선 투표에서 오렌지 혁명 승리자와 패배자 중 1명을 골라야 한다. 캐스팅 보트는 친기업 성향으로 선거 막판 기세를 올린 3위 티기프코 전 장관이 쥐고 있다. 13명의 후보가 난립했던 만큼 다양한 합종연횡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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