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가입… 몸집 불린 OECD
칠레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1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고 11일(현지시간) OECD 호세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이 밝혔다.
남미의 첫 OECD 회원국이 된 칠레는 최근 20년 동안 연평균 5% 이상의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1990년대 이후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산티아고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OECD 가입이 “선진국을 향해 더 빨리 발전해 갈 수 있는 새롭고 위대한 기회를 여는 출발”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최빈국에서 모범생으로=스페인의 식민지에서 1810년 독립한 칠레는 오랫동안 남미의 가난한 나라로 남아 있었다. 1970년 4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한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은 강력한 국유화 정책을 추진했다. 3년 뒤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트 장군은 미국 시카고학파 출신을 전면에 배치해 대외개방과 시장만능주의 경제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피노체트의 재임기간 동안 칠레 경제는 낮은 물가상승률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기록했지만, 남미 지역에서 우파 군사쿠데타와 좌파 정치인 암살을 지휘했다는 악명을 얻었다. 극심한 빈부격차와 반대세력에 대한 정치적 탄압은 종속이론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89년 피노체트가 물러난 이후 칠레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수출의 55%를 차지하는 구리 생산을 국영기업인 코델코에 맡겼으며, 이를 바탕으로 빈곤퇴치, 교육개혁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경제 부문에서도 9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가입하고 유럽연합 미국 한국 중국 일본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등 대외개방-수출주도 정책으로 중남미 지역 1인당 국민소득 1위에 올랐다.
◇몸집 커지는 OECD=OECD는 “2007년 5월 첫 대화를 시작한 이후 칠레 정부는 회원국에 요구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발 빠른 노력을 보였다”고 치켜세웠다. 같은 시기에 OECD 가입 논의를 시작한 나라로 에스토니아 이스라엘 슬로베니아가 있다. OECD는 러시아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도 가입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이들이 참여할 경우 OECD 가입국은 40개가 넘는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이들이 모두 가입하면 OECD 회원국이 세계 경제의 80%를 차지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때 선진국 클럽이라 불렸던 OECD가 ‘질’보다는 몸집불리기라는 ‘양’을 선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오늘날 OECD 회원국이 되는 것은 정치적으로 대의제와 경제적으로 자유시장 원칙을 준수하는 모범 국가로 인정받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OECD가 회원국에 엄격히 요구하는 각종 사회 경제 정책은 각국이 이에 부합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OECD는 “회원 확대가 개발도상국의 사회 경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키워 지구촌 국가들이 유대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주장한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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