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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김태현] 오바마의 訪韓선물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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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올라 18일에는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는 이미 다자정상회의를 비롯해 수차례 만난 적이 있지만, 한국의 공식방문은 처음이다. 무슨 선물을 가져올까?

이 대통령은 이미 아프간 재파병이라는 굵직한 선물을 줬다. 그러나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아 국회파병 동의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비록 정부가 파병결정을 국제 기여외교의 측면에서 설명했지만 그것이 한·미동맹관계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뭔가 굵직한 답례를 해야 이 대통령의 체면과 파병결정 자체가 살 것이다.

그 답례가 마땅치 않다는 데 오바마 대통령의 고민이 있다. 그것이 선물인지는 몰라도 전작권 이전재고는 더 이상 현안이 아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문제는 대통령 못지않게 의회의 문제이니 쉽사리 약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북핵문제로 귀결된다.

아프간 재파병 결정에 답례는

순방을 앞두고 백악관은 북핵문제의 포괄적 해결, 곧 이 대통령이 밝힌 일괄타결 방안(Grand Bargain) 구상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혔다. 그것이 한때 미국의 일부인사가 보였던 냉소적인 입장을 덮어 이 대통령의 정치적 입장을 살려주자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실질적 내용의 공조가 뒤따라야 한다.

그랜드 바긴 구상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는 그것이 1994년의 제네바 합의나 2005년의 9·19 합의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다른 일부에서는 선 핵포기를 요구함으로써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비핵·개방·3000의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고 본다. 다들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그동안 변한 상황이 그것이다.

북핵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정치적으로 불안하며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은 핵무장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여기고 있다. 북핵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생각을 뒤집어야 한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핵무장이 살 길이 아니라 죽는 길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둘째, 핵 포기가 죽는 길이 아니라 사는 길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어정쩡해서는 안 된다. 북이 핵을 포기하건 포기하지 않건 살 수 있다고 믿으면 포기할 이유가 없다. 핵을 포기하건 포기하지 않건 살 수 없다고 믿어도 포기할 이유가 없다.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죽고, 핵을 포기하면 반드시 산다는 믿음을 심어줄 때만 북은 핵을 포기할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그랜드 바긴은 내용에서 새로운 것이 없을지 몰라도 여전히 새로운 것은 변화한 상황 때문이다. 첫째, 북핵문제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가 심상치 않다. 핵 없는 세상에 대한 비전을 밝히고 그로써 노벨평화상까지 받게 됐다. 북핵문제의 해결은 더 이상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다.

둘째, 우리 정부의 의지도 과거와 다르다. 잘못을 하고도 대화에 복귀하는 것만으로 없었던 게 되고 그로 인해 북한의 협상 입지만 강화되는 과거의 패턴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의지가 강하다.

백악관은 '그랜드 바긴' 지지

셋째, 5월의 핵실험으로 채택된 안보리 결의 1874호다. 그것이 제대로 이행되면 북의 목을 죌 수 있다. 이후 북한이 보인 유화적 태도가 그것을 반증한다. 북이 핵을 고집하면 진정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과제는 핵을 포기하면 살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핵을 포기하더라도 안전이 보장되며, 나아가 식량난 해결을 비롯한 경제회생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랜드 바긴은 바로 그것을 위한 것이다.

아시아 순방길의 오바마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의 하나는 바로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따른 제재국면의 전열을 다지는 것이다. 우방과 더불어 북한이 혹할 지원패키지를 마련하는 것이 그 둘째다. 그리하여 12월에 방북할 보즈워스 특사가 들고 갈 가방의 내용을 다지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김태현 중앙대 교수 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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