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품은 미래 정원, 산이정원

산이면 구성리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에 지난해 5월 개장한 산이정원은 전남 최초 사립식물원이다. 산이정원이라는 이름은 ‘산이면에 조성되는 정원’이란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산이 곧 정원이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원도시를 표방하는 기업도시 안에 조성되고 있는 9개 정원 중 하나다.
바다를 연상케 하는 ‘맞이정원’ 꽃길과 자연 호수를 배경으로 한 ‘물이정원’, 어린이의 자유를 상징하는 ‘노리정원’, 덩굴식물로 가득한 채플이 있는 ‘서약의 정원’ 등 다양한 테마 정원이 이어진다.
파도 모양의 화단이 조성된 맞이정원을 지나면 호수 변에 커다란 어린 왕자 석상과 이재효 작가의 ‘0121-1110=116501’이라는 코르텐강 원형 조각작품이 보인다. 물이정원이다. 노리정원에서는 수령 200년 이상의 동백나무가 포인트다. 원래 산이면의 밭에 있던 나무는 오랜 세월 소를 매 놓은 줄에 쓸리고 농기계에 치이면서 많은 상처를 안고 있다. 나무가 고통받는 걸 보다 못한 주인이 산이정원에 기증했다고 한다.
서약의 정원에서는 언덕 위에 설치된 로맨틱한 조형물이 돋보인다. 인간과 자연의 약속이라는 의미로 조성됐으나 연인이나 가족이 사랑을 약속하는 인증샷 명소가 됐다. 바로 옆에 수국이 한창이다.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정원이어서 풍성하지는 않지만 S자 길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정원을 지나며 마주하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조형물은 동심을 부르는 동시에 없던 예술적 감성마저 일깨운다. 대표적인 것이 드넓은 잔디밭의 하늘마루. 몸을 숙여 스스로 다리 역할을 하는 거인의 두 팔 위에 42명의 인간 군상들이 탑승해 있는 ‘브리지 오브 휴먼’(유영호 작)이 눈길을 끈다.
하늘마루 바로 위 후박나무숲은 ‘나비의 숲’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예쁜’ 청띠제비나비가 사는 공간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한 그루의 나무 형태로 보이는 ‘생명의 나무’도 인상적이다. 여행자의 쉼터 가든뮤지엄 꼭대기 층 카페에서는 미디어아트 영상을 감상하며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짙은 초록 아래 수국 동화나라, 포레스트 수목원

현산면 봉동마을에 위치한 ‘4est수목원’은 2019년 해남 최초 민간 사립수목원으로 등록됐다. 20만㎡(약 6만평)의 대지에 1600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식재돼 있다. 별(Star), 암석(Stone), 이야기(Story), 배울 거리(Study)를 한데 담은 해남의 보물이다.
수국의 계절을 맞아 2만1000㎡(약 6353평) 규모의 수국정원에 5가지 계열의 수국 400여종, 3만여본이 만발했다. 산자락에 피어난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수국이 탄성을 자아낸다. 곳곳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와 무대가 조성돼 있어 인생샷을 찍고자 하는 이들에겐 필수 코스다. 지난달 14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수국축제가 진행 중이다.
저수지 너무 흑석산 품은 ‘문가든’

계곡면에 위치한 문가든은 해남 최초의 민간정원이다. 1만여㎡의 정원 곳곳에 300여종의 수목과 초화류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매번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입구와 정원 곳곳에서 수국이 반긴다. 산책로를 따라 잘 관리된 나무와 꽃들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곳곳에 숨겨진 쉼터에서 차 한잔 마시며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정원과 저수지가 맞닿아 있는 경계 없는 풍경이다. 오류제 너머 멀리 흑석산까지 조망된다.
수국 가득한 비밀의 화원, 비원

삼산면 상가리의 비원은 해남의 두 번째 민간정원이다. 2024년 전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매력을 지녔다.
100년 된 철쭉이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한울정원, 수국과 동백이 어우러져 여름 동안 방문객을 유혹하는 수국동백정원, 장미터널을 지나 해남 들녘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별빛전망대 등 다양한 주제정원으로 자연 속 쉼을 제공하고 있다.
여행메모
육회·불고기·구이·죽… 다양한 닭요리
해남 특산물 고구마로 만든 빵도 유명
육회·불고기·구이·죽… 다양한 닭요리
해남 특산물 고구마로 만든 빵도 유명
해남은 고속철도(KTX)를 타고 목포역이나 나주역, 또는 광주송정역에서 하차해 시외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서해안 고속도로로 종점인 목포까지 가서 영암방조제를 지나 806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해남이다. 목포에서 2번 국도로 강진 방향으로 향하다가 13번 국도로 갈아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목포에서 해남까지는 50분가량 걸린다.
산이정원, 포레스트 수목원은 입장료를 받는다. 문가든은 음료값으로 대체하고, 비원은 무료다. 산이정원에서는 각종 투어 프로그램과 함께 계절별 행사,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바다와 함께 깨끗한 자연환경을 보유한 해남은 싱싱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미식으로도 유명하다. 해남 읍내에서 삼산면으로 넘어가는 돌고개 일대에 닭요리촌이 형성돼 있다. 10개 업소가 토종닭으로 코스 요리를 낸다. 모래주머니와 가슴살을 저며낸 육회, 고추장 양념으로 볶아 낸 닭 불고기, 오븐에 구운 바삭한 닭구이, 한약재를 넣고 푹 삶은 보양 백숙, 깔끔한 닭죽 등을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해남 특산물인 고구마로 만든 빵집도 유명하다.
해남126은 스탠다드부터 스위트까지 총 9가지 유형의 객실이 있다. 가격은 2인 스탠다드 디럭스 기준으로 10만원대다.
해남=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