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기도 수원 수원성교회(임일우 목사) 본당에 찬양 ‘가서 제자 삼으라’가 울려 퍼졌다. 강대상에 선 70여명 목회자와 사모가 객석의 선교사들을 향해 부른 곡은 단순한 축가가 아니라 ‘복음의 빚’을 진 이들의 신앙 고백과도 같았다. 이날 열린 제5회 아펜젤러 선교대상 시상식은 보내는 자와 떠나는 자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장이었다.
올해 아펜젤러 선교대상은 남태평양 피지에서 27년째 사역하는 조남건(54) 선교사에게 돌아갔다. MTU세계선교회(회장 원종윤 목사)가 중심이 돼 제정한 아펜젤러선교대상위원회가 주관한 이 상은 선교사들의 헌신을 기리고 실질적인 후원 모델을 만들기 위해 2021년부터 시작했다.
1999년 피지로 파송 받은 조 선교사는 ‘나시카와 비전 칼리지’에서 교육 선교를 하고 있다. 그는 영국 식민 지배 영향으로 인구의 37%가 인도인인 피지의 특수한 환경에 주목했다. 원주민과 달리 힌두교(76%)와 이슬람교(17%)를 믿는 인도계 주민을 위해 나임발레감리교회를 설립했다.
20명으로 시작한 나시카와 비전 칼리지는 현재 340명이 다니는 학교로 성장했다. 2008년에 현지인에게 학교를 이양한 뒤 현지 리더십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시련도 있었다. 97년 한동대 DTS선교팀 10명이 컴퓨터 교육과 선교를 위해 피지를 방문했을 때 봉사에 나섰던 학생 두 명이 학교 앞바다에서 갑작스러운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조 선교사는 “가장 큰 시련이었지만 두 학생의 고귀한 생명을 잊지 않고 사역하면서 나시카와 비전 칼리지를 통해 피지에 복음을 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수상 소감으로 조 선교사는 “이번 상이 마치 하나님께서 27년의 세월을 다 기억한다고 말씀해 주시는 위로처럼 느껴진다”며 “주신 사명을 더 잘 감당하라는 격려로 알고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