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무역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종속회사 스캇(Scott)이 효자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다. 스캇의 실적이 반등 추세에 접어든데다 공동 경영을 해왔던 2대 주주 지분을 영원무역이 싼값에 모두 확보하게 되면서다. 의사결정의 효율이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스캇의 창업주이자 2대 주주인 비아트 자우그(Beat Zaugg)가 보유한 스캇 지분 583만7500주(약 47%)를 약 350억원에 사들인다. 지난 12일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중재 판정에 따라 콜옵션을 행사하는 것으로, 영원무역이 2022년 9월 비아트 자우그가 주주 간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ICC에 중재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스캇은 1958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프리미엄 자전거 기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북미와 유럽 등 60여개국에 진출했다. 영원무역이 2015년 지분 50.1%를 인수하면서 종속기업에 편입시켰다.
시장에서는 스캇이 적자 폭을 줄이고 있어 영원무역의 스캇 잔여 지분 인수가 적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캇은 2022년 실적을 정점으로 실적이 꺾이며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 영원무역의 재무 건전성을 해치는 아픈 손가락이 됐지만, 올해부터는 적자 폭을 크게 줄이고 있다.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고자산도 감소세인 만큼 이 속도라면 1~2년 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영원무역은 스캇의 지분 약 97%를 보유하게 된다. 스캇이 흑자로 돌아서면 스캇이 벌어들이는 돈과 배당이 대부분이 영원무역으로 향하게 된다. 영원무역이 스캇의 경영 주도권을 완전히 확보하게 된 것도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영원무역은 지분 과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주주 간 계약에 따라 2대 주주와 공동경영을 해왔다. 잔여 지분 인수 후 이사회 재편으로 발 빠른 의사결정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대 주주 지분을 낮은 가격에 인수하게 된 것도 영원무역에 호재다. ICC는 2대 주주의 지분 가치를 약 350억원으로 평가했다. 주주 간 계약을 위반하는 등 책임 요소가 반영될 결과로 추정된다. 이는 영원무역이 스캇 지분 50.01%를 확보하는데 들인 금액인 1545억원의 22.6% 수준이다. 시장에서 추산하는 스캇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7000억원이 넘는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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