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들은 디지털 세대이고 게임을 좋아한다. 그리고 취업하고 싶다. 청년재단은 이러한 복합적인 청년 상황에 대해 유기적인 지원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4일 취임한 오창석 제7대 이사장은 최근 국민일보와 만나 “게임과 e스포츠는 청년들의 삶이자 중요한 산업군이지만 제도적 뒷받침은 이들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청년의 눈높이에서 청년재단이 디지털 노동시장과 기존 제도의 간극을 메우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후 주안점을 두고 있는 청년 정책은 무엇인가.
“전임 이사장님께서 닦아놓은 ‘고립·은둔 청년 지원 사업’의 기틀을 이어받아 이를 확장하는 것이 첫 번째다. 경계성 지능이나 가족 돌봄 청년 등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사회로 복귀시키는 데 집중할 것이다. 두 번째는 비수도권 청년 지원이다. 저 역시 부산에서 올라온 ‘국내 이주민’이다. 수도권에 오지 않아도 지역에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고민 중이다. 특히 카카오 같은 IT 기업이 비수도권의 제조업 청년을 지원하는 상생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상생 모델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취임 후 카카오와 만나 그들의 사회공헌 플랫폼인 ‘같이가치’에 대해 논의했다. 제가 제안한 핵심은 ‘역발상’이다. IT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카카오가 오히려 전통 제조업 분야의 청년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수도권의 화이트칼라가 비수도권의 블루칼라를 돕는 구조를 통해 지역과 산업의 경계를 허물어보자고 했다. 진정한 의미의 ‘가치의 같이’ 실현 아니겠나. 카카오 측에서도 ‘매우 좋은 제안’이라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현재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단계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 킥오프 미팅을 갖고 본격적인 방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N잡러, 프리랜서 등 청년들의 노동 형태가 디지털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정규직이 정답이었지만 지금은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가 많다. 문제는 이들의 경력을 증명할 제도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쳐도 경력증명서를 떼기 어려운 구조다. 정부 포털조차 폐업한 회사의 경력을 증명하기 어렵다. 청년재단은 이러한 비정형 노동자들을 위해 ‘디지털 커리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자 한다. 그들의 포트폴리오와 이력을 공신력 있게 증명할 수 있는 보완책을 정부에 제언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청년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우려도 있는데.
“AI는 산업 체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블루칼라의 역습’이 시작될 수도 있다. 번역이나 코딩, 문서 작성은 AI가 대체하겠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 하는 돌봄 노동이나 숙련된 제조 기술은 대체 불가능하다. 재단은 AI 시대에 살아남을 직업군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AI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세미나를 지원할 방침이다.”
-게임 산업은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분야지만 진입 장벽이 높다.
“게임사들은 경력직을 선호하는데, 신입들은 경력을 쌓을 곳이 없다. 인디 음악처럼 인디 게임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 재단이 게임사들과 협력해 인턴십을 확대하고, 청년들의 창작물을 지원하는 가교가 되겠다. 특히 부모 세대는 여전히 게임 개발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게임 제작 공모전 등을 열어 이것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직업이자 역량임을 증명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 학생부 종합 전형이나 취업 포트폴리오에 활용될 수 있도록 공신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프로게이머의 짧은 선수 생명과 은퇴 후 진로 문제도 여전하다.
“프로게이머는 인생의 1막이 20대 중반에 끝나는 특수한 직업이다. 은퇴 후 사회에 나왔을 때 겪는 좌절감과 공허함은 상상 이상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직업 훈련이 아니라, ‘리-스킬링(Re-skilling)’과 심리적 안정 지원이다. 재단은 은퇴 선수들이 겪는 어려움을 파악하기 위해 정밀한 설문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력 보완, 자격증 취득, 심리 상담 등 맞춤형 재사회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년 정책은 많지만 몰라서 못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청년재단이나 지자체의 문을 두드려 달라. 전화 한 통, 검색 한 번이면 생각보다 많은 지원 프로그램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재단은 언제나 청년 편에서, 청년의 내일을 응원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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