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 속 세상] 올림픽 무대야, 딱 기다려!

Է:2025-12-03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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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스케이트장 달구는 주니어 선수들

의정부스케이팅클럽(USC) 소속 선수들이 지난달 12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트랙 훈련을 하고 있다. 안경인(13·의정부여중)양이 선두에서 힘차게 빙판을 달리고 있다. 트랙 훈련에선 선두 선수가 공기저항을 견디며 속도를 내면, 뒤를 따르는 어린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면서 더 오래 체력 훈련을 이어갈 수 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는 미래의 국가대표를 꿈꾸는 주니어 선수들 숨소리가 가득하다. 스피드스케이트를 타는 대부분 선수는 국내 유일의 400m 국제규격 경기장인 태릉으로 모인다. 이곳에서 주니어 선수들과 국가대표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면서 실력을 끌어올린다.

임주아(14·USC)양이 지난달 12일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벨트쿠션 훈련을 하고 있다. 균형감과 발목 힘을 기르는 데 필수적인 훈련이다.

주니어 선수들의 훈련은 트랙 주변을 달리는 워밍업으로 시작한다. 이어지는 좌우 런지, 스쿼트 등 하체 중심의 근력운동은 고속으로 주행할 때 몸을 깊게 기울여야 하는 코너 구간을 버티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조금만 중심을 잃어도 바깥으로 튕겨 나갈 수 있는 만큼, 하체의 힘은 곧 기록이다. 이후 트랙 훈련, 스타트 훈련 등이 따로 진행된다.

허석(왼쪽)군과 한만혁군이 지난 18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국가대표 트리코를 입고 빙판 위를 달리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스케이트를 시작한 허석(18·의정부고 3)군은 또래보다 출발이 늦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실력을 키웠다. 지난해에 주니어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도 달았다. 허군의 주 종목은 500m. 현재 기록은 36초대이다. 내년에 한국체육대학교 진학을 앞둔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무대에 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한예지(15·USC)양이 지난달 12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선수대기실에서 스케이트 날을 살펴보고 있다. 스케이트 날은 한 쌍 가격만 250만원 안팎이다. 별도로 제작하는 부츠는 선수의 발 모양을 본떠서 만든다. 양말을 신지 않은 채 착용한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쇼트트랙과 달리 초 단위의 숨 막히는 기록으로 승부를 가린다. 몸싸움도, 변수도 없다. 긴 트랙 위에서 자신과 싸움을 이겨내는 인내가 전부다. 지구력과 페이스 조절 능력이 승리와 패배를 나눈다.

지난달 12일 트랙 훈련에서 오정선(12·USC)양이 넘어지고 있다. 균질한 빙질이 아니라면 얼음에 스케이트 날이 걸려서 넘어질 수 있다.

올해 주니어 국가대표로 선발된 한만혁(17·의정부고2)군은 길고 긴 인내의 시간을 보내왔다. 한군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밀라노로 향한다. 초·중학교 시절 3~4위권을 맴돌던 한군은 고등학생이 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안정적인 코너링과 강한 정신력이 최대 무기다. 그는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앞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트리코’라 불리는 스케이트 슈트는 공기가 들어오지 않는 소재로 만든다. 경기를 마치고 허리를 펴면 강한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에 선수들은 가장 먼저 슈트를 내리게 된다. 지난달 18일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 경기도 대표 선발대회에서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슈트 지퍼를 내리고 있다.

이진우 의정부중·고 코치는 “예전에는 고등학교까지 기다리는 분위기였지만, 요즘엔 중학교 때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면서 “성장은 속도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오늘도 얼음 위에서 묵묵히 트랙을 도는 청춘들, 이들의 땀방울이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내일을 만들고 있다.

글·사진=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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