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의 한 전통시장에서 트럭 돌진 사고로 2명이 숨지는 등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페달 오조작을 사고의 원인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부천 오정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60대 A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54분쯤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1t 트럭으로 돌진 사고를 내 2명을 숨지게 하고 1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가 몰던 트럭은 28m 후진을 했다가 150m 직진을 하면서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70대 여성 1명과 중국 국적 60대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부상자 19명 중 3명은 긴급환자(의식장애), 6명은 응급환자, 10명은 비응급 환자로 각각 분류돼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사고상황을 일관되게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뇌혈관 질환인 ‘모야모야병’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고 치료 약도 먹고 있으나 운전에는 지장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페달 오조작을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보고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에 감정의뢰할 예정이다. 이미 현장 CCTV를 통해서는 정차 중이던 트럭이 급가속하며 출발하는 장면을 확보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시장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좌판에 꺼내놓은 상품들은 트럭 바퀴에 눌리거나 망가진 채 폭이 3~4m에 불과한 시장 통행로에 마구 나뒹굴었다. 이를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소리에서는 유리조각이 깨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사고를 직접 지켜본 시민과 상인들은 매우 놀란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상인은 엉망이 된 매대와 점포를 바라보며 끊임없이 가슴을 쓸어안았다.
상인 B씨는 “후진하며 주차하던 트럭이 갑자기 큰 소리를 내며 앞으로 돌진했다”며 “순식간에 사고가 벌어졌다. 트럭이 매대와 사람들을 치면서 마구 달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상인 C씨는 “A씨가 시장 초입에 있는 자신의 가게에 물건을 내리려고 주차를 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트럭에 치인 누구 하나 피할 겨를 없이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조치를 마무리하는 즉시 사고기록장치(EDR) 분석과 A씨 조사 등을 통해 명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며 “추가 조사 등 거쳐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부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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