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태신앙이었지만 믿음은 없었던 한 청년이 대학 실용음악과에 입학한 후 친구를 따라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필리핀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온 후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고 자신의 은사를 살려 찬양사역자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지난 7월 ‘사랑하는 아들아’를 발표한 소영재(26)씨의 이야기입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소씨는 “음악을 업으로 삼기로 했을 때는 막연히 밥을 굶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더 어려운 찬양사역자를 선택한 뒤부터는 ‘투잡’을 해서라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웃었습니다.
그는 어릴 적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등을 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습니다. 어머니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지만 자신은 교회에 다니지 않았는데, 기독교 대학에 진학해 필수인 채플 수업을 들으며 찬양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예수님을 자세히 몰랐지만, 채플 찬양팀에 들어가 예배를 섬기며 자연스럽게 하나님께 한 발짝씩 다가섰습니다.
그러던 중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휴학하게 되면서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자책하고 자학하는 순간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교회 다니는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해 보니 그들에게는 든든한 ‘빽’이 있어 보인다는 걸 깨닫고 친구가 다니는 교회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교회 다니는 친구들은 저처럼 힘들어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는 걸 보고 교회에 데리고 가 달라고 했어요. 공동체가 생기고 나니 마음이 안정되고 기쁨이 생기더라고요. 물론 교회에 다닌다고 힘든 일이 없어진 건 아니었지만 감당할 수 있는 시련만 주시는 하나님께서 결국 선한 길로 인도하신다는 걸 믿게 됐죠.”
지난해에는 SNS를 개설해 일주일에 하나씩 커버 찬양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얼굴도 나오지 않고 기타 치며 노래하는 영상이었는데 팔로워가 1만2000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아직도 팔로워가 늘어난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멋쩍어하던 소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팔로워들과 직접 만나 내가 함께 찬양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겨났다. 오프라인 공연을 결정하고 만든 곡이 ‘사랑하는 아들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아’는 이사야 41장 10절 말씀을 토대로 한 찬양입니다. 의로운 손으로 나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손길을 상상하며 가사를 썼습니다.
“팔로워들에게 들려줄 찬양이라서 내가 받은 위로를 그대로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치 성경 말씀을 노래로 듣는 것처럼 말이죠. 곡을 쓰면서 힘들었던 예전 모습을 떠올렸는데 그 고난으로 성장했기에 옛 아픔이 다 치유가 됐더라고요. 그 감사함을 잊지 않고 더 발전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도 됐습니다.”
그가 공연장 대관부터 홍보까지 모든 걸 도맡아 진행했던 공연에는 80여명의 관객이 참석하면서 예상 밖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소씨가 개인 앨범 외에도 애정을 쏟는 것은 대학 선후배들과 함께 만든 찬양팀 ‘온전히’입니다. 대학생 때 의기투합해 시작한 온전히는 대다수 멤버가 졸업해 다른 직업을 가진 상황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로 삶이 바빠 자주 모이지도, 앨범이 빠르게 나오지도 않지만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3년 전 멤버 중 한 명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면서 서로가 더 애틋해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구성원 모두가 고통스러워했는데 무조건 자주 만나 대화하면서 그 시간을 이겨냈어요. 그리고 더 끈끈해졌고요. 가장 좋은 찬양곡은 온전히 우리 멤버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제 찬양사역자로서 첫걸음이지만 앞으로 나보다 하나님을 드러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 찬양을 듣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이 어떤 형태인지 깨닫고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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