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장례 문화 운동을 통해 부활의 복음을 전하는 영화 ‘투헤븐(To Heaven)’이 오는 24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시사회를 개최한다. 29일엔 전국 일반 상영관에서 개봉한다. 영화는 김헌수(동탄 꿈너머꿈교회) 목사의 삶과 사역을 집중 조명한다. 김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죽음은 천국 입성이기에 장례 용어와 방식도 이에 따라야 한다는 운동을 펼쳐왔다. 영화의 감독은 ‘제자, 옥한흠’ ‘가나안 김용기’ 등 기독교계 거장을 다뤄온 김상철 감독이다.
김 목사는 기독교 장례 문화 운동으로 교계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일반 영화로 다룰 만큼 한국 사회에서 잘 알려져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어떻게 영화를 찍게 됐을까.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김 목사는 “제가 대단해서 한 일도, 욕심낸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라며 “부활의 복음으로 한국교회가 회복되길 바라시는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처음 만난 것은 2023년 1월. 김 목사는 당시 내가사랑하는교회의 성도를 위해 천국환송예식을 진행했다. 그 교회의 담임목사가 김 감독이었고 이를 본 감독은 큰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이후 따로 연락했다. 김 목사는 김 감독에게 기독교 장례 문화를 오랜 시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나가는 말처럼 “영화감독이니 기독교 장례 문화 운동을 벌여온 나같은 사람을 영화로 만들면 어떻겠냐”고 했다.
김 감독은 그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목사님, 영화는 돈이 있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살아계신 분의 영화는 안 합니다. 돌아가시고 시간이 지나 객관적 평가와 검증이 필요합니다. 목사님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영화라는 게 그렇습니다.”
그러자 김 목사가 말했다. “내가 죽고 나서 찍으면 내용이 변질할 수 있어요. 죄송한 얘기지만 기독교 장례에 대해서는 나만큼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요. 개봉은 죽은 다음에 하더라도 먼저 촬영하면 어떨까요.” 김 감독은 기도해 보자고 하더니 몇 달 후 연락이 왔다.
촬영은 지난해 1월 시작했다. 기간은 거의 2년이었다. 국내는 물론 몽골, 요르단 느보산, 일본 등 해외를 오가며 촬영했다. 몽골에서는 칭기즈칸 무덤 추정지 3곳 중 가장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 촬영했다. 또 몽골 국제대학 MIU의 학과장으로 있는 김 목사의 딸 김소임씨도 영상에 담았다. 남편과 사별하고 부활의 신앙으로 고난을 극복한 김씨 이야기에 감동해 이번 영화에 포함했다.
돈이 있다고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영화 제작에는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김 목사에게 그런 돈이 있을 리 없었다. 교회 성도들이 십시일반 돕고 김 목사의 아내가 갖고 있던 금을 팔아 보탰다. 기독교 장례를 알리기 위해 평생 헌신해 온 것을 잘 아는 주변 지인들도 적극 도왔다.
그는 2010년 국가장례지도사 자격을 취득하고 책 집필, 강의 등을 통해 기독교 장례 문화 운동을 해왔다. “용어가 문화를 바꾼다”고 강조하며, 장례식장을 ‘천국환송예식장’으로, 고인을 ‘천국시민’으로, ‘납골당’을 ‘홀리 캐슬’로, ‘수의’를 ‘천국예복’으로 바꿔 사용하자고 강조했다. ‘발인예배’는 ‘천국환송예배’로 명명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장례에 7번 묶는 염습 같은 미신적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장례를 통해 부활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늘 강조해 왔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얼마나 급하시면 나 같은 사람에 대한 영화를 만들게 하셨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이 영화는 국내 상영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상영할 수 있다”며 “2년 촬영하고 많은 제작비가 들었지만 선교사를 훈련해 세계 각 지역에 파송해 전도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장례 문화를 다룬 이 영화가 한국 사회에 부활의 복음 메시지를 전할 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어 나가 세계 선교의 좋은 도구가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1517년 종교개혁이 교회를 깨웠다면 500년이 지난 이제는 부활의 복음이 신앙의 본질을 회복시켜야 한다”며 “이것이 제2의 종교개혁으로 십자가의 복음을 넘어 부활의 복음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가 옥한흠 목사를 제자훈련에 생명을 건 ‘광인 옥한흠’이라 부르듯 김헌수 목사는 한국교회의 장례 문화를 부활의 소망 위에 세우려는 ‘광인 김헌수’라 부를 수 있다”며 “기독교 장례문화를 바로 잡기 위해 지금까지 한 목회자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다면 이제는 함께 힘을 보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가 제가 지금까지 만든 영화와는 또 다른 의미로 한국교회 안에 오래 남아, 장례 문화를 복음적으로 바로잡는 도구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100명 이상이 단체 관람을 하면 원하는 시간, 지역에 맞춰 상영관을 통째로 대관해 볼 수 있다.
글·사진=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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