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해진 겸손 순종 헌신, 크리스천 청년의 경쟁력”

스펙 경쟁이 치열한 시대, 취업난으로 허덕이며 방향을 잃은 청년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인 취업 전략, 직장생활 꿀팁 전하는 61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면접왕 이형’의 이준희(43) 얼라이브커뮤니티 대표는 기업이 찾는 인재형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 대표는 “지금 채용 트렌드 키워드는 ‘컬처 핏(culture fit)’”이라면서 “기업이 원하는 건 자기 뜻대로 일하는 것이 아닌 조직의 질서 안에서 배우고 문화에 기여하려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인재상은 바로 크리스천 청년이 가진 ‘겸손 순종 헌신’의 덕목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기업 인사책임자와 인재개발팀장으로 10년 넘게 근무하며 수천 명의 면접을 진행한 인사 전문가다. 그런 그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회복해야 개인도 사회도 건강해진다”며 “단순한 취업 전략을 넘어 일을 소명으로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원자의 태도를 보는 면접 현장에서 가장 큰 경쟁력으로 ‘겸손’을 꼽았다. 그는 “순종과 헌신은 약함이 아니라 강력한 신뢰의 언어”라며 “지금은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보다 ‘함께 배우고 성장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신뢰를 얻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보내심을 받았다’는 크리스천 청년의 태도엔 겸손이 자연스레 묻어난다”며 “겸손 순종 헌신은 지금 세대에 너무 희소하다. 바로 그것이 크리스천 청년의 강점이자 경쟁력”이라고 했다. 다만 교회에서만 열심인 태도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교회와 달리 회사에서는 책임을 다하지 않는 이중적 태도는 진정한 신앙이 아니다. 신앙은 교회 안이 아니라 일터에서 드러날 때 빛을 발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특히 “직장은 교회에서 배운 신앙을 실제로 실천하는 최고의 훈련장”이라면서 “내가 지금 있는 곳이 하나님이 보내신 자리임을 믿어야 한다. 그 믿음이 헌신을 낳고, 헌신은 곧 증명되는 결과물로 이어진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일터를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닌 “삶 전체의 설계도로 봐야 한다”고도 권면했다. 일이라는 것이 삶 자체라는 의미다. 그는 “우리는 자신을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 사람’으로 소개한다. 일터는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라면서 “이를 소명의 공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알고리즘과 플랫폼 시대에서 가성비 좋고 의미 있는 것을 발굴해 드러내는 능력이 곧 경쟁력”이라면서 “이때 중요한 건 자기를 내려놓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기를 내려놓을 때 진짜 본질과 가치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미국 다국적 기술 기업 아마존의 인재 철학 중엔 ‘선교사적 태도를 가진 사람을 원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 대표는 이를 언급하면서 “헌신과 소명의식이 곧 리더십의 핵심이 된 시대”라며 “자기를 내려놓고 소명을 받는 사람은 고객은 물론 회사 동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지금 하는 일도 소명의식을 따른 것이다. 대학 시절 “너 왜 그렇게 열심히 사느냐”는 질문을 계기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그는 기도하던 중 비전을 받았다. 그는 “취업 준비생들이 마치 투구를 거꾸로 쓴 듯 현실을 보지 못하는 모습이 보이고, 그들의 눈을 열어주라는 응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018년 청년 취업을 위한 스타트업 얼라이브커뮤니티를 세운 계기다. 이것이 유튜브 채널 ‘면접왕 이형’으로 이어졌고, ‘취업 이후가 더 힘들다’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퇴사한 이형’ 채널로 확장됐다. 현재는 도서 출간, 학습 커뮤니티, 기업 컨설팅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청년들이 스펙 경쟁의 역설에 빠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스펙 경쟁만으로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자기 일을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결과를 만들어낼 때 비로소 진짜 커리어가 완성됩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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