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류 신드롬 숨은 공신, 국어문화원

Է:2025-10-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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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오징어게임,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한류 콘텐츠의 눈부신 성공 뒤에는 2005년 국어기본법 제정과 함께 탄생해 현재 전국 22개 지역에서 한글과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가꿔온 국어문화원이 있다. 20년간 이들이 쌓아온 한국어의 토대는 한류 콘텐츠가 세계인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언어 감수성의 밑거름이 됐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의 ‘훈민정음’의 정신은 오늘날 한류의 창조적 유전자로 진화했다. 한글이 가진 표현의 무한한 가능성은 신바람과 흥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이 됐다. ‘물렁물렁’ ‘말랑말랑’ 같이 우리만의 독특한 정서를 담은 언어들이 꿈틀대는 한류 콘텐츠의 독창성을 만들었다.

국어문화원은 이러한 한글과 한국어의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최전진 기지였다. 공공언어를 개선하며 한국 사회의 소통 품격을 높였으며, 지역주민의 언어 능력을 향상시켜 전 국민이 문화 창조자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어르신,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에 국어 역량을 가르치며 한류 열성 팬의 씨앗을 뿌렸다.

인공지능(AI) 시대에 한국어 데이터와 언어 처리 기술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세계적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앞다퉈 한국어 AI 모델 개발에 투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글의 과학적 구조와 풍부한 표현력은 AI 학습에 최적화돼 있으며, 이는 곧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강점이다. 특히 한류 콘텐츠 소비가 한국어 학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2024년 기준 듀오링고, 세종학당, 기타 기관의 한국어 학습자가 2000만명을 넘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4년 72억 달러인 한국어 학습 시장은 2034년 67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 25.1%로 전 세계 언어 학습 시장에서 최고 수준이다.

이제 우리는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한국 문화가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으려면 한글과 한국어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첫째, 국어문화원 예산을 현실화해야 한다. 이는 20년간의 성과를 인정하고 미래 20년을 준비하는 최소한의 투자다. 둘째,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한류 콘텐츠 산업과 한국어 산업이 천문학적인 수출 실적을 올리는 지금 그 말글 토대를 담당하는 전문가의 처우 개선은 당연한 일이다. 셋째, 5년 단위 중장기 지원 계획으로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언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듯 한국어 산업도 장기적 비전과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투자는 단순한 예산 지출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키우는 성장 투자다. 이제 정부와 국민이 함께 나서야 한다. 한글의 창조적 에너지를 세계로 확산하고, 한류를 영원한 물결로 만들기 위해 국어문화원과 한국어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시작돼야 한다.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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