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2025 동원-카이스트 인공지능(AI) 컴피티션’ 본선 현장. 대형 스크린에 “9000원짜리 유기농 샐러드 밀키트를 한 달에 몇 개 살래?”라는 질문이 뜨자 ‘하하진’이라는 이름의 소비자가 “한 달에 4개 구매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7000원에 2+1 행사를 하면?”이란 질문에는 “6개는 구매할 것 같다. 다양한 드레싱 옵션이 추가되면 더 좋겠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실제 사람이 아닌, 대규모 언어모델(LLM)로 구현된 가상 소비자 페르소나와의 대화였다.
이번 대회는 ‘LLM을 활용한 신제품 수요 예측’을 주제로 “동원의 신제품, 과연 잘 팔릴까?”라는 물음에 미리 답하고자 기획됐다. 총 135개팀(669명)이 예선에 도전해 13.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10팀이 본선 무대에 섰다. 참가팀들의 예측값의 정확도는 95%를 상회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동원그룹은 이 과제를 특허 출원할 계획이다. 박종성 DT본부장은 “GPT를 활용해 소비자의 구매 의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면 경제적일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며 “현장에서 이런 방식을 시도하는 건 동원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팀들은 연령·성별·가구 형태·소득 같은 인구통계와 간편식(HMR) 선호도, 온라인몰 리뷰, 구매 빈도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많은 가상의 소비자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심사석에서는 “신제품은 앵커 데이터가 부족한데 어떻게 할 것인지”, “프로모션과 같은 외생변수는 어떻게 반영했는지” 같은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대상은 ‘공148호에서’팀에 돌아갔다. 통계 기반 분석과 LLM을 융합한 4단계 전략을 통해 월별 판매량을 예측했다. 제품군별로 10개 속성을 반영한 소비자 페르소나를 설계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용량·맛 차이에 따른 선호도, 계절별 구매 패턴, 출시 일정과 시장 트렌드까지 고려해 완성도 높은 결과를 보였다. 한국어 데이터가 많은 LG의 AI ‘엑사원’을 활용한 점도 특징이었다.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이라는 핵심 심사 기준을 고르게 충족시키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동원그룹은 AI 인재 양성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KAIST에 544억원을 기부해 ‘김재철 AI 대학원’에 기여하는 등 인재 양성을 지원해왔다. 지난해 자체 AI 플랫폼 ‘동원 GPT’를 도입해 업무에 적극 활용 중이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은 “AI 기술이 데이터와 결합해 산업 현장을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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