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오후 7시30분 대전 세계로제일교회(한상돈 목사·옛 한남제일감리교회)는 전도 열기로 뜨거웠다. ‘전도하면 된다’ ‘전도할 수 있다’ ‘내가 전도하겠다’는 결의와 자신감으로 성도들의 눈빛은 강렬했고 찬양 소리는 힘찼다. 강단 위에서 무슨 말을 하든 소리를 높여 한목소리로 “아멘”이라고 외쳤다. 90세가 넘어 보이는 성도까지 함께 일어나 찬양했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팔을 들어 올려 하나님을 찬양했다.
이 교회가 전도해도 안 된다는 패배감에 젖어 있었다는 게 믿기 어려웠다. 교회는 인구가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는 대전 구도심에 있었고 담임인 한상돈 목사가 부임하기 전에는 분란도 겪었다. 이미 많은 성도가 떠났고 남은 성도 중 3분의 2는 곧 교회를 옮길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진돗개 전도왕’ 박병선 장로와 함께하는 ‘바람바람 성령바람 전도축제’는 교회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한 목사와 성도들은 전도가 안 된다는 이 시대에, 작은 교회도 부흥할 수 있다는 ‘작은 교회 부흥 모델’이 되겠다는 비전으로 굳게 다짐하고 있었다. 박 장로는 성령바람 전도축제가 한국교회에 부흥의 불쏘시개가 되도록 하겠다고 장담한다.
세계로제일교회의 성령바람 전도축제는 이번이 세 번째다. 교회는 31년 전 한 상가 2층에서 시작했고 한 목사는 3대 목사로 2022년 4월 부임했다. 한 목사는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는 표어를 정하고 작은 교회이지만 어떻게든 성장하기 위해 기도하고 애써왔다. 최근에는 제빵기기를 설치해 빵을 만들어 이웃 주민들에게 나눴다.
지난 5월에는 주성민 세계로금란교회 목사를 초청해 부흥회를 열었다. 이때 박 장로를 소개받았고 지난 6월 첫 번째 전도축제를 열었다. 한 목사는 “지역 교회 연합으로 집회를 열었는데 전도는 어렵다는 핑계 대신 나도 할 수 있다는 고백이 터져나왔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출석 성도 30명 교인은 50명으로 늘었다. 한 목사는 전도의 불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지난 8월엔 앙코르 전도축제를 열었고 집회에 참석한 50명 성도는 575명을 전도하겠다고 작정했다. 출석 성도는 71명으로 늘어났다.
교회는 이번 3차 전도축제 이후 출석 성도 150명을 놓고 기도하고 있다. 여기서 하나님의 은혜로 출석 성도 200명이 되면 주차장이 확보된 장소로 교회를 이전할 계획이다. 작은 교회로서 크게 부흥한, 세계로 향하는 제일 큰 교회라는 의미로 이름을 세계로제일교회로 바꿨다.
성령바람 전도축제가 교회에 전도의 바람을 일으키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전도 열정이 충만한 박 장로의 전도 전략이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박 장로는 한 교회에서 전도축제를 한 번만 하지 않고 앙코르라는 이름으로 여러 번 진행한다. 한 번 해서는 효과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 장로는 “집회를 하면 처음에는 뜨겁지만 며칠 지나면 금방 식어요. 그때 다시 와서 전도를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도왕 타이틀을 여러 명에게 주면서 격려한다.

세계로제일교회 2차 집회 때는 이 교회 이충희 권사에게 다윗전도왕, 아내 정선희 권사는 소낙비전도왕, 구현옥 권사는 밀알전도왕, 강향숙 권사는 민들레전도왕, 한은경 집사는 미모전도왕, 오송희 집사는 진달래전도왕 식으로 이름을 붙였다. 이들은 이름에 걸맞게 전도에 나서면서 소낙비전도왕은 타 지역에 거주하는 여동생에게 집까지 마련해주고 교회에 출석시켰다. 민들레전도왕은 전도를 위해 5인승 차량을 11인승으로 바꾸고 전도 대상자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진달래전도왕은 8살 딸과 친구 18명을 초청했고 이를 통해 4가정이 교회에 등록했다.
박 장로는 항상 성도들에게 몇 명 전도할 거냐고 묻는다. 그 말이 동력이 되어 실제 전도를 하기 때문이다. 올 초 다윗전도왕은 101명, 소낙비전도왕은 50명, 밀알전도왕은 150명, 민들레전도왕은 100명, 미모전도왕과 진달래전도왕은 각각 50명을 전도하겠다고 선포했다. 한 목사의 아내인 강은혜 사모도 장미전도왕이라는 이름을 받고 50명 전도를 작정했다.
둘째는 소위 ‘전도의 불을 받게 하는’ 강사진들 때문이다. 이날 강사는 대전 오메가교회 황성은 목사였다. 그는 ‘순종만큼은 실패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마음으로 2013년 청년 10명과 함께 교회를 개척했다. 이슬람권인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아홉 번째 교회를 세우고 최근에는 대전 서구 도안동 4600여㎡ 부지에 1000석 규모 예배당을 건축했다.
황 목사는 “자랑이 아니다. 누구든지, 어느 교회든지 할 수 있다”며 “세계로제일교회도 빠르게 부흥해 우리 교회와 함께 대전 지역을 성령으로 뒤집어 놓자”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가 크든 작든 하나님이 하시면 된다. 세계로제일교회가 부흥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미래에 대한 꿈을 꾸게 된다. 젊은 사람들이 교회에 몰려오고 한 번 등록한 성도들이 모두 정착하는 꿈을 꾼다”며 “나만 꿈을 꾸는 게 아니라 우리 교회 성도들도 같은 꿈을 꾼다. 이런 이야기를 하던 교회가 아니었는데…”라며 감격했다. 세계로제일교회는 11월 25일부터 28일까지 4차 전도축제를 연다.
한편 4주 전 전도축제를 개최한 세계로금란교회는 29일 현재 1000명 이상이 새신자로 등록했다. 충북 충주에서 출석하는 박종통 권사는 가장 많은 102명을 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글·사진 전병선 선임기자 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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