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21일 ‘보수의 심장’으로 여겨지는 대구에서 6년 만에 대규모 장외투쟁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여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추진, 특검의 당원명부 압수수색 등을 야당 말살 시도로 규정하고 대여 투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보수 결집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최근 여권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등 ‘사법부 흔들기’에 중도 민심이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는 판단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선 ‘윤 어게인’ 세력이 활보하며 확장성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개최한 ‘야당탄압·독재정치 국민 규탄대회’에는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포함한 소속 의원이 총출동했다. 광장은 전국 각지에서 온 당원으로 가득 찼고,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나부꼈다. 당 관계자는 “집회 참석 인원을 7만명 이상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연호 속에 무대에 오른 장 대표는 “이재명이 국민 위에, 헌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인민 독재로 달려가고 있다”며 “방해가 되면 야당도 죽이고, 검찰도 죽이겠다고 달려들고, 이제 하다 하다 대법원장을 제거하겠다며 쓰레기 같은 정치 공작까지 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희대-한덕수 회동’ 의혹의 근거가 된 녹취가 조작 의심을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대규모 인파로 뜨거워진 열기에 과격한 발언도 쏟아졌다. 장 대표는 “정치 특검은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이리저리 날뛰면서 죽는 줄 모르고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고 있다”며 “여당 대표라는 정청래는 그 하이에나 뒤에 숨어서 음흉한 표정으로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 반헌법적인 정치테러 집단의 수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분노에서 멈춘다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보수의 심장에서 이 분노를 행동으로 바꾸자”며 “이재명의 5개 재판이 속히 다시 시작되게 만들어 이재명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단상에 올라 “저는 이재명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다. 유죄 취지 파기환송 재판만 속개되면 당선무효 아니냐”며 “이재명 당선무효”를 삼창했다. 그는 “자유를 지키기 위한 극단주의는 악이 아니다”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극단을 택하겠다”고도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집회에 규탄대회 성격과 어긋나는 팻말·깃발은 일절 활용할 수 없다는 지침을 내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조처다. 하지만 현장에선 윤 전 대통령 사진과 함께 ‘대통령을 석방하라, 인권유린 그만하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과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STOP THE STEAL’ 깃발도 펄럭였다.
국민의힘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모든 법안에 대한 ‘무한 필리버스터’도 검토 중이다. 필리버스터는 24시간 가능해 법안 통과 자체를 막을 순 없어도 다수 법안 통과를 지연시킬 수 있다.
대구=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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