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출산을 돕는 조산사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20대 초반 간호학과에서 여성건강간호학을 공부하며 처음으로 여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고 그때 임신과 출산이 얼마나 경이롭고 귀한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출산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또 따뜻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됐습니다.
세 번의 출산은 제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첫 아이를 품었을 때는 ‘여성으로서 아름답고 고귀하게 출산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지만 막상 출산을 경험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생명을 낳기 위해서는 결국 나 자신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요. 그때 저는 생명의 위대함 앞에서 하나님께 겸손을 배웠고, 그 경험은 엄마로서 저를 성숙하게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큰 깨달음은 가족의 힘이었습니다. 출산의 순간마다 남편이 곁에 있었기에 제가 버틸 수 있었고 그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 가정은 없었을 것입니다. 부족한 엄마였지만 남편이 저의 부족함을 채워주었고 결국 아이를 지키고 키우는 일은 엄마 혼자만이 아닌 아빠와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을 제 삶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부모가 되는 과정을 ‘생명을 통해 성숙해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임신은 단순히 아기가 자라는 시간이 아니라 부모가 돼가는 준비의 시간이고 출산은 생명이 세상에 오는 경이로운 사건이며 양육은 부모로서 성숙해지는 훈련의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많은 부모님이 출산을 두려움이 아닌 소망으로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모든 여성은 스스로 아기를 낳을 힘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아기는 스스로 세상에 나올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는 그 과정에서 아이 생명의 힘을 믿고 곁에서 지켜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명은 부모를 성숙하게 하고 가정은 그 생명을 지켜내는 울타리가 됩니다.
저는 오늘도 엄마로서, 그리고 조산사로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지켜낼 때 가족은 생명을 지키는 가장 단단한 울타리가 됩니다. 생명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십니다.”
홍정훈 엄지연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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