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시 신장을 나눠 타인의 생명을 살린 기증인들이 수술비 후원을 통해 또 다른 기적을 만들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유재수) 산하 생존 시 신장 기증인과 이식인 모임인 새생명나눔회는 최근 경기도 구리 아르비아웨딩홀에서 ‘생명과 생명을 잇는 Re-Born, 생명나눔 카페’를 열었다(사진). 이들은 지난 11일 “행사 수익금 1520만원 전액을 저소득층 환자의 장기·각막 이식 수술비로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코리아인슈, 구리시강원특별자치도민회, 치예원, 아르비아웨딩홀 등 여러 단체도 후원에 동참했다.
새생명나눔회 회원 56명은 직접 카페 방문객을 맞으며 생명나눔의 의미를 전했다. 엄해숙 새생명나눔회 서울경기지회장은 “회원들이 몸소 경험한 생명나눔의 기적을 더 많은 환자에게 전하고 싶었다”며 “작은 사랑이 모여 큰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엄 회장은 2003년 자신이 신장을 기증한 데 이어 2011년 아들 윤현중씨도 타인을 위해 신장을 기증한 ‘모자(母子) 기증인’으로 알려져 있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축사를 통해 “저소득층 환자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준비된 생명나눔 카페 개설을 축하한다”며 “구리시도 새생명나눔회와 함께 장기기증 홍보와 인식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지난해 5만4789명으로 전년 대비 5.6% 늘었다. 하지만 실제 기증자는 3931명으로 줄어 대기 환자와의 격차가 커졌다. 이로 인해 매일 8명 이상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나고 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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