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내면에는 늘 두 가지 모습이 공존합니다. 낮에는 선한 ‘지킬 박사’로 살지만 밤에는 악한 ‘하이드’로 변하는 소설 속 인물처럼 우리 안에도 선과 악, 성령 충만과 육체의 소욕이 끊임없이 충돌합니다.
믿음이 깊은 그리스도인조차 이 내적 갈등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위대한 사도 바울이나 갈멜산에서 기적을 행한 선지자 엘리야도 내면의 연약함과 씨름했습니다. 이처럼 우리 안에 존재하는 이중성과의 싸움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요. 오늘 본문은 명확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내가 이르노니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육체의 소욕을 물리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극적인 방어가 아니라 적극적인 행함입니다. 즉 육체의 욕심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애쓰는 대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면 육체의 욕심은 자연스럽게 힘을 잃게 됩니다. 사탄에게 틈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성령의 음성을 분별하고 순종해야 합니다. 성령의 음성은 내 기분이나 느낌, 혹은 꿈과 같은 개인적인 경험이 아닙니다. ‘성경 말씀에 일치하는가’ ‘우리를 주님에게 닮아가게 하는가’ ‘교회의 보편적인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가’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신 목적과 부합하는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령님은 오늘도 성경과 같은 다양한 통로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음성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한 자와 불순종한 자의 극명한 대비가 나타납니다. 사울 왕은 처음에는 성령의 충만함을 받았지만 거듭된 승리에 도취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했습니다. 결국 성령이 그를 떠나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반면 다윗은 평생 성령을 따르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사울에게 쫓기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그는 늘 하나님을 바라봤고 그가 지은 시편에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얼굴을 돌리지 말아 주십시오’라는 간절한 고백이 가득합니다. 다윗은 성령의 인도하심에 민감하게 반응함으로 결국 승리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가 성령을 따라 살아갈 때 삶에는 반드시 아름다운 열매가 맺힙니다. 갈라디아서 5장 22~23절은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로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를 제시합니다. 이러한 열매들은 우리가 성령의 사람인지 아닌지를 드러내는 분명한 증거가 됩니다. 우리는 성령을 따라 하나님의 형상으로 변해가야 합니다. 이는 과거의 한순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돼야 하는 현재 명령형입니다.
우리 마음의 지휘권을 육체의 욕심이 아닌 성령께 내어드릴 때 내면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성령의 음성을 따르고 순종함으로 성령의 열매를 맺는 복된 삶을 살아가기를 축복합니다.
김한원 빛과소금교회 목사
◇경기도 남양주 빛과소금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으로 1907년 설립됐습니다. 교회 안에서 예배만 드리는 것에서 지역사회를 섬기고 빛을 밝히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한원 목사는 서울장신대와 연세대 대학원을 거쳐 장신대 목회전문대학원에서 예배설교학으로 목회신학 박사를 취득했습니다. 서울장신대에서 설교와 예전을 가르치는 교수로 섬겼고, 공동체 성경읽기(PRS)와 공동체가 함께 책을 읽는 북클럽(JSU) 운동을 펼치는 ‘페웍목회자네트워크’ 대표로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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