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이 땅에 남겨질 제자들을 위해 드린 기도의 한 부분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아시고 그들을 위해 간구하셨습니다. 11절에서는 “그들을 보전하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보전하다라는 말은 단순히 보호한다는 뜻이 아니라 헬라어 ‘필락소’에서 나온 말로 ‘경비원을 세워 철저히 지키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강한 표현을 쓰셨을까요. 14절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이 그들을 미워하였사오니.” 세상이 제자들을, 그리고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미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세상 가운데 남겨질 제자들에게,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무엇을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실까요. 본문을 통해 세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하나 됨을 지켜야 합니다. “그들을 보전하사 우리와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11절) 예수님은 제자들이 하나 되길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정이 깨어지고 교회가 분열되며 성도 간의 미움과 다툼이 있는 것을 쉽게 봅니다. 이는 원수의 전략입니다. 마귀는 언제나 성도들의 연합을 무너뜨리고 분열시켜 사명을 잃게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 안에서 하나 됨을 지켜야 합니다. 하나 됨은 단순한 화합이나 타협이 아닙니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진정한 연합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복음의 본질에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둘째 기쁨을 지켜야 합니다.(13절) 주님은 제자들에게 세상이 줄 수 없는 기쁨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원수는 이 기쁨을 빼앗으려 합니다. 대신 돈과 쾌락, 세상 성공으로 우리를 미혹합니다. 우리가 소유를 잃어버리면 애타게 찾습니다. 그런데 신앙의 근원이 되는 주님의 기쁨을 잃어버리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간다면 그것은 심각한 신앙의 병입니다. 주님의 기쁨은 환경에 좌우되지 않는 영원한 기쁨입니다.
셋째 악에 빠지지 않음을 지켜야 합니다.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15절) 여기서 악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사탄은 끊임없이 성도들을 시험하고 세상의 쾌락과 욕망으로 미혹합니다. 오늘 우리 현실 속에도 물질주의와 쾌락주의, 타락한 문화 등 수많은 유혹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깨어서 자신과 가정, 그리고 교회를 악에서 지켜야 합니다. 악에서 지킨다는 것은 소극적 방어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선을 행하며 빛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주님은 제자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17절) 우리가 이 세상에 남겨진 이유는 단순히 세상 속에 살기 위함이 아닙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라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세상과 같아서는 안 됩니다. 세상과 구별된 거룩함이 있어야 합니다. 거룩은 오직 진리, 곧 하나님의 말씀에서 나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하나 됨이고 주님의 기쁨이며 악에서의 승리입니다. 그리고 모든 삶의 중심은 진리의 말씀으로 거룩하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은 우리를 미워하지만 주님은 우리를 말씀으로 지켜주십니다. 그러므로 말씀 안에서 거룩함을 지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삶을 살아가시길 간구합니다.
김수길 총회세계선교회 선교사
◇김수길 선교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으로 그리스에서 28년 동안 로마족(집시) 교회를 개척해 목회와 제자 양육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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