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TV 시청률이 70%에 달했던 ‘여로’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드라마에는 훗날 ‘바보 영구’의 모델이 되는 바보 신랑이 6·25전쟁으로 피란 간 곳에서 애타게 신부를 찾는 내용이 나옵니다. 신랑은 허구한 날 허탕을 치고 저녁이면 국밥집 앞에서 입맛을 다시다가 집으로 돌아가는데 신랑이 사라지자마자 국밥집에서 신부가 나와 신랑을 생각하며 한숨을 쉬는 장면이 며칠간 계속됩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제발 바보 신랑아, 문 좀 열고 들어가라” 하며 탄식하고 다음 방송을 기다리고는 했습니다.
사도행전 3장에도 그런 장면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미문(美門)’이라 부르는 성전 문 앞에 태어나면서부터 걷지 못하는 장애인을 데려다 놓고 날마다 구걸하게 했습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미문이라는 이름처럼 ‘아름다운 일’이 있을 텐데, 그는 문 앞까지만 가고 들어가지 못한 채 평생 구걸하며 살아가는 안타까운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어느 날 베드로와 요한이 이 사람에게 주목하며 말합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행 3:6) 그러면서 제자들이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킬 때 그가 일어나고는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마음으로 걷기도 하고 뛰기도 했습니다.
이 일화는 단순히 장애인이 일어나 뛸 수 있게 되었다는 치유의 기적 이야기로 끝내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 사람이 사도들과 함께 미문을 통해 성전에 들어가 하나님을 찬송했다는 이야기로 일단락을 맺습니다.
주님의 이름에 우리를 일으키는 능력이 있지만 그 기적을 체험하는 아름다운 삶은 미문을 열고 하나님의 집에 들어가야 이어집니다. 그래서 다윗은 평생 여호와의 집에 살며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것이 자기의 필생의 바람이라며 성전에서 주님의 아름다움을 사모하며 살겠다고 했습니다.(시 27:4)
다윗이 말한 여호와의 아름다움은 ‘노암 아도나이’라는 히브리어를 옮긴 것으로, ‘노암’과 룻기에 나오는 ‘나오미’는 같은 뿌리에서 나온 말이고 그 뿌리의 뜻은 룻기 1장 20절을 통해 유추할 수 있듯, 기쁨과 즐거움에 관한 것입니다. ‘아도나이’는 여호와 하나님을 가리키는 존귀한 이름입니다. 주님만이 기쁨을 주시는 분이기에 다윗은 성전에서 기도하며 노암 아도나이를 평생의 소원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아름다운 일을 행하십니다. 그러나 노암 아도나이, 곧 여호와께서 우리를 기쁘게 해주시는 역사는 미문을 통해 하나님의 집에 들어가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미문에 머물기만 하면 여호와께서 베푸시는 아름다운 일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가 끝났음에도 아직까지도 현장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사도행전에 소개된 장애인은 선천적으로 걷지 못하던 사람이었지만 미문 뒤편에 계신 여호와가 자기를 일으켜주시는 분임을 알았다면 기어서라도 미문을 열고 성전에 들어갔을 것입니다. 미문을 통해 성전에 들어가야 아름다운 일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교회에 나와 다른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림으로써 노암 아도나이를 경험하는 성도들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이상희 목사(호산나교회)
◇호산나교회는 ‘하나님의 뜻과 일을 온전히 이루는 교회’(요 4:34)가 되기 위해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과 노인 섬김, 지역 봉사, 나라를 위한 기도에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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