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8월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여야가 또다시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정면충돌할 조짐이어서 우려스럽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3법 중 지난 회기 때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통과시키지 못한 방송문화진흥회법안과 한국교육방송공사법안을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사용자의 범위를 대폭 확대한 노란봉투법안(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기업 경영인들 입장에서 한층 ‘더 세진’ 2차 상법 개정안 등도 통과시키기로 했다. 이들 법안을 강하게 반대해온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법안 하나하나에 필리버스터로 맞설 계획이다.
시급한 민생 관련 입법에 써야 할 국회의 시간을 재차 밀어붙이기식 입법과 소모적인 필리버스터로 흘려보내선 안 된다. 그렇게 일방적으로 법이 만들어지면 입법의 정당성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법이 시행되는 현장에 또 다른 후유증을 낳기 십상이다. 아울러 집권당과 제1야당이 사사건건 충돌하면 양쪽을 지지하는 국민들 간 분열로 치달을 수도 있다.
여야가 이런 대립의 정치에서 속히 벗어나 대화와 타협이라는 국회 정신을 되살려 합의로 입법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상대를 존중해야지 “악수는 사람하고 하는 것”(정청래 민주당 대표)이라거나 “정상적 사고면 누가 정청래와 악수하겠나. 나도 사람하고만 대화한다”(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고 서로 비아냥거려서는 안 된다. 특히 정 대표는 최근 당 상임고문 간담회에서 나온 “집권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하면 안 된다” “국민을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 “과유불급은 안 된다. 과격하지 마라”는 말들을 새겨들어야 한다. 국민의힘 역시 계엄을 옹호하거나 탄핵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더는 내지 말아야 온전한 국정 파트너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는 22일 전당대회에서도 ‘내란당’ 이미지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할 수 있는 지도부가 출범해야 한다.
민주당은 제1야당이 중요한 내부 행사를 치르고 있는 만큼 쟁점법 처리를 뒤로 미루고 대신 정치 정상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 민주당의 1호 당원이라 할 수 있는 이재명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제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한다. 낡은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서 탈피해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만들어갈 것을 제안하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한몸’임을 강조해온 정 대표도 이제는 대통령이 말한 ‘대화’ ‘양보’ ‘상생’의 정치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정부가 내건 ‘국민 통합’ 약속이 지켜지기 위해서라도 야당과의 협치가 완전히 실종된 지금의 국회 풍경을 싹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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