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을 살다 보면 작든 크든 실망스러운 사건이 종종 생깁니다. 이 실망의 정도를 벗어나 절망적인 사건으로, 심지어 탈진까지 이를 때는 참 헤어나오기 어렵습니다. 오늘 본문은 절망스러운 사건으로 탈진한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에 3년간 가뭄이 있었습니다. 이 가뭄은 국가적 재난이었습니다. 이 재난이 신에게 말미암았다는 걸 아무도 부인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믿는 신 가운데 ‘누가 참 신인지’ 여부였습니다. 이를 가리기 위해 갈멜산에서 영적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여호와의 선지자 엘리야와 바알과 아세라의 선지자 850명 사이의 결투는 엘리야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아합왕의 부인인 이세벨은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를 죽인 보복을 하겠다며 엘리야를 위협합니다. 이에 낙심한 엘리야는 광야로 외로운 피난길을 떠납니다.(2절) 그리고 한 나무에 앉아 죽기를 구합니다.(4절)
본문은 낙담한 엘리야를 하나님이 어떻게 다루는지를 보여줍니다. 엘리야는 도망가다가 몸과 마음이 매우 지쳐 나무 아래서 깊이 잠듭니다. 하나님은 굶주린 엘리야에게 천사를 보내 재차 음식을 권합니다. 또 엘리야의 마음을 보듬고 감싸며 위로와 격려해 줍니다.(7절)
이 회복과 위로의 역사가 어디서 일어났습니까. 로뎀나무 아래(5절)입니다. 로뎀나무는 사해나 유대 광야에서 약 2m 높이까지 자랍니다. 잔가지가 많아 광야에서 바람과 햇빛을 차단해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입니다. 우리 삶에 있어 로뎀나무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뙤약볕처럼 쨍쨍 내리쬐는 삶의 고통 가운데 쉼과 그늘을 주는 예수 그리스도가 아닐까요.
엘리야처럼 탈진하고 절망 속에 있는 이들에게 주님은 말씀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 찬송가 415장(통471) ‘십자가 그늘 아래’엔 “십자가 그늘 아래 나 쉬기 원하네… 주 십자가의 그늘에 내 쉴 곳 찾았네”란 가사도 있습니다. ‘인생 광야’를 걸으며 지치고 힘들 때 주님은 우리의 그늘이 돼줍니다. 여기에 쉼과 안식과 회복이 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분의 이야기입니다. 이 분이 한 목사에게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저는 재물복은 있는지 몰라도 처복은 없나 봅니다. 32세에 이혼 후 40세에 재혼해 잘 사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심한 우울증으로 아이를 낙태하고 도망갔습니다. ‘이런 게 인생인가’ 싶어 삶의 회의가 몰려왔습니다. 그나마 겨우 유지하던 주일학교 시절의 알량한 믿음으로 가까운 교회에 나갔습니다. 그러자 마음에 평안이 밀려오면서 ‘인생을 맡길 곳이 여기구나’ 싶었습니다.” 이후 교회를 계속 잘 출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삶의 로뎀나무를 찾은 것입니다.
십자가 그늘 밑에 인생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때 주님은 우리를 회복시켜 줍니다. 삶의 고통과 좌절이 엄습할 때면 예수 그리스도인 로뎀나무 아래 거하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는 불황과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때 로뎀에서 회복시키시는 하나님 은혜를 경험해 다시 한번 일어서는 성도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조성현 교수(부산장신대 설교학)
◇조성현 교수는 ‘나는 설교 때문에 삽니다’란 좌우명을 가진 설교학자입니다. 한국교회 강단 변화를 위해 포스딕설교연구소를 설립했고 ‘설교, 패턴으로 말하다’를 비롯해 5권의 설교학 도서를 저작했습니다. 설교 공동 준비모임인 프로페차이로 매주 설교자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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