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 캐나다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선진국들은 클러스터화가 잘 돼 있다. 미국의 미시간주, 중국 항저우가 대표적이다. AI 후발주자인 대한민국은 광주를 중심으로 자원을 집적화 해 AI 산업 경쟁력을 견인해야 한다.”
오상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 단장은 17일 국민일보와 만나 AI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클러스터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단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한 뒤 지난 1년여간 광주를 AI 중심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광주광역시와 함께 AI 집적단지 1단계 사업을 추진해온 AI 전문가다. 1단계 사업의 핵심 인프라인 국가AI데이터센터는 2023년부터 서비스를 개시했고, 집적단지는 9월 중 준공 예정이다.
그는 “AI 기반을 잘 갖춘 도시들을 분석해보면 다섯 가지 요건을 모두 가지고 있다”며 “첫 번째는 AI를 개발할 수 있는 컴퓨팅파워, 두 번째는 인재양성 매커니즘, 세 번째 기업 지원 프로그램, 네 번째 연구개발 실증 지원, 다섯 번째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지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요건들을 갖춘 도시는 국내에 광주뿐이다. 광주는 국내 유일의 공공 목적의 데이터센터인 국가AI데이터센터가 있다. 또 AI사관학교를 통해 인재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면서 “특히 AI 2단계 사업을 통한 대규모 실증사업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고, 광주광역시의 AI 산업 지원 의지는 더 말 할 나위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년여간 국가AI데이터센터는 2200여개의 AI 서비스 개발을 지원했다. 자체 데이테센터를 갖춘 대기업을 제외하고 AI 서비스를 연구개발하는 중소·중견기업 중 이 데이터센터를 이용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AI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을 목표로 하는 AI사관학교는 지금까지 120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현재 AI사관학교 수료생 70% 상당은 수도권과 지역 AI 업계에서 근무하며, AI 산업 역군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올해만 230곳의 관련 기업들이 서비스 개발, 펀드 매칭, 해외 판로개척 등 다양한 지원을 AICA로부터 받고 있다. AICA의 지원을 받은 기업 중 12곳은 올해 초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에서 시너지 내야”

오 단장은 광주가 AI 기반을 이미 상당 부분 갖춘 만큼 3차 공모를 앞둔 국가AI컴퓨팅센터 역시 광주에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앞서 말했듯이 기본적인 AI 생태계가 갖춰진 지역은 광주 뿐”이라며 “현재 국가AI데이터센터의 12배 규모로 추진될 예정인 국가AI컴퓨팅센터가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이 광주”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패권경쟁은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내 어느 지역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 한다면 투자효과가 크게 반감될 것”이라면서 “나눠주기식 사업 추진은 모두 해피한 것 같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AI 산업 생태계를 갖춘 광주에 AI컴퓨팅센터까지 더해 더 찐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서 재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정부와 기업이 2조5000억원을 투자해 비수도권에 AI데이터센터를 짓고, 기업과 연구기관의 AI 개발·활용을 지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1·2차 공모가 두 차례 유찰된 국가AI컴퓨팅센터 공모는 민간 참여 확대를 위해 지분 구조 등 일부 핵심 요건을 완화해 이르면 이달 말 3차 공모가가재추진 될 전망이다.
“광주를 하나의 AI 실험실로”
오 단장은 AI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인터뷰 시간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인재 없이는 AI 산업 육성이 힘들고, AI 산업 발전 없이는 대한민국이 ‘이류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그는 “최근 KDI 보고서를 보면 2030년까지 우리나라 일자리 90%가 AI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사실상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일자리를 제외하면 대부분 AI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라며 “개인이건, 지역이건, 국가건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 하면 성장이 정체된다. ‘성장 정체’는 완곡한 표현이고,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광주는 지난 5년간 AI 1단계 사업을 추진하면서 다른 시도에는 없는 기반을 마련해 놨다”며 “국가적으로는 매우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광주에 사는 분들도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오 단장은 “AI 1단계 사업이 인프라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앞으로 추진되는 2단계 사업은 실제 AI 서비스를 만들고, 만들어진 서비스가 시장에 상품으로 팔리는 과정까지 포함될 것”이라며 “2단계 사업은 ‘광주를 빌려드립니다’를 모토로 국내 기업과 연구진들이 본인들이 개발하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광주에서 할 수 있도록 광주가 하나의 큰 실험실이 되게 할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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