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10억원으로 강화하는 안은 보류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기준을) 절충하는 것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6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1종목당 50억원 보유→10억원 보유)가 담긴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과세 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을 내야 한다”며 “지금의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처럼 특정 제도만 손보게 되면 (세수 증대) 효과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기준을 30억원으로 낮추는 등의 절충안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세수 증대와 증시 부양 모두 만족시킬 수 없어서다. 명분도 약해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카카오뱅크 초대 공동대표 등을 지낸 경제 전문가다. 21대 국회에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처음으로 발의하는 등 다양한 입법 활동을 펼쳤다.
그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강화한 개편안에 반발이 거센 이유를 과세 원칙이 없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원칙 없이 상황에 따라 과세 제도를 바꾸려 하니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같은 금융 활동에는 같은 체계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과세 전반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고령화로 국가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비를 하지 않고 감세만을 요구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며 “세원이 투명하게 드러나 정부의 세수 기반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전면적인 세제 개편의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속세는 이중과세 의미가 있어 한 사람이 평생 냈던 종합소득세만큼은 세액공제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개정 상법을 위해선 ‘디스커버리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민사소송에서 재판 전 양측이 서로가 가진 증거와 정보를 공개하고 교환하는 절차를 뜻한다. 그는 “투자자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하면 회사의 잘못을 입증할 자료를 입수하기 쉽지 않다”며 “디스커버리 제도가 도입되면 사실에 빨리 다가갈 수 있고 해결할 수 있어 법조계에서도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 발전소 추가 공사비를 두고 영국에서 소송 중인데, 디스커버리 제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주를 칭하는 용어도 더욱 객관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체 지분의 일부만 가지고 있는 주주를 ‘대주주’로 부르고 상당 부분을 보유 중인 주주를 ‘소액주주’라 부르는 것은 맞지 않는다”라며 “대주주는 ‘지배주주’로 소액주주는 ‘일반 주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합산했을 때 상당 부분을 보유 중인 주주를 소액주주로 통칭하면서 이들을 무시할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문제라는 설명이다.
이광수 장은현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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