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6일 중대재해 사고가 잇따른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면허 취소 등 강경 대응 방안 마련을 지시하면서 건설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칫 28년 만에 건설면허 취소 처분 사례가 될 위기에 처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인프라 사업분야 신규 수주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는 이날 포스코이앤씨에 건설면허 취소(등록 말소), 공공입찰 금지 등을 적용할 수 있을지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 보고하라”는 이 대통령 지시의 후속 조치다.
건설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 징계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1994년)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이 1997년 건설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사례가 유일하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다. 면허를 재취득해도 수주 이력이 없어 관급공사 수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건설사 등록 말소권자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이다. 국토부, 노동부는 지자체에 등록 말소를 요청할 수 있다. 국토부는 건설사에 영업정지 등을 내릴 수 있다.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GS건설이 영업정지 10개월 처분을 받았으나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공공분야 입찰 금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시에만 이뤄진다. 1개월 이상, 2년 이내 범위에서 입찰 참가 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 조달청은 자격 제한 요건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신임 사장은 이날 취임 첫 행보로 외국인 노동자 감전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 ‘광명-서울 고속도로 1공구’ 건설현장을 찾았다. 포스코이앤씨는 전날 정희민 전 사장이 인명사고 책임을 지고 사임하자 송 사장을 즉각 내정했다. 송 사장은 “가장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신뢰 회복 전까지 인프라 사업분야 신규 수주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강경 대응은 예고된 일이었다. 포스코이앤씨 시공현장에선 지난달 28일 숨진 노동자 1명을 포함해 올해만 노동자 4명이 사망해 이 대통령의 공개 질타를 받았다. 그런데 불과 1주일도 안 된 지난 4일 30대 외국인 노동자가 또 감전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이로써 포스코이앤씨의 직전 사장 2명은 모두 반복된 안전사고로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정 전 사장은 7개월 만에, 전임인 전중선 전 사장은 2024년 2월에 선임돼 3월에 취임한 뒤 12월에 물러났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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