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요건을 강화한 정부의 세제 개편안 등 정책 우려와 3분기 계절적 요인 등으로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매년 증시는 통상 7월까지 ‘서머 랠리’(여름 휴가철 전 나타나는 강세장)를 거친 후 8~10월에는 하락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과거 사례를 참고했을 때 코스피가 향후 3000선을 오르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국내 증시는 서머 랠리 이후인 8~10월 대체로 조정 양상을 보였다. 최근 10년간 데이터를 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7월 말 이후 연말까지 코스피는 일정 기간 약세를 보였다. 10년 평균 하락률은 8.7%였다.
다만 올해처럼 강세장이 이어진 2017·2020·2023년의 평균 하락률은 5.6%였다. 코스피가 상승하던 해에도 조정이 있었지만 그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이다.
증시가 가을에 조정을 받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보통 상반기에는 연초 기업의 인센티브, 소득공제 입금 시기가 있고 4월에 배당금 지급이 있어 이러한 여유 자금 덕분에 주가가 오른다. 반면 7월 이후에는 2·3분기 기업 실적이 1분기 와 비교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투자 심리가 꺾여 매도 물량이 많아진다. 여름 휴가 전 주식을 정리하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과거 사례를 근거로 올해 코스피 최저 전망치를 내놓기 시작했다. IBK투자증권은 강세장 해의 평균을 반영해 코스피가 306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하락률 전체 평균을 바탕으로 올해 최저점을 예측하면 2960이지만 올해는 강세장 해의 패턴과 유사할 것”이라며 “다만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 강화로 하반기 대주주 요건을 피하려는 매도 물량 출회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 코스피의 전반적인 강세 전망을 철회한 곳은 없다. 조정은 일시적인 이벤트일 뿐 추세적으로 지수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조정 폭과 기간도 크거나 길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고용 둔화로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국내에서는 정기 국회에서 세제 개편안이 조정될 여지도 있다.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 움직임도 주가 상승 전망을 뒷받침한다.
변 연구원은 “코스피는 10월 말에서 11월 초 저점을 찍고 보통 V자 형태로 반등한다”며 “블랙프라이데이 등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과 내년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선제적 저가 매수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 지표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지만 침체 공포로까지 확산하지는 않고 있다”며 “오히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