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극단적 날씨 변화가 뉴노멀(새 기준)로 자리잡고 있다. 7월 하순부터 계속된 극한 폭염이 잦아들자 이번 주에는 전국적으로 최대 150~250㎜ 이상 폭우가 예고됐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5일 오전까지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 등 남부지방에는 80~150㎜(많은 곳 25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과 대전·세종·충남·전북 등에도 50~100㎜(많은 곳 150㎜ 이상)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번 비는 5일 잠시 주춤하다가 6~7일 다시 강하게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관측했다. 다만 많은 비가 오더라도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으로 체감온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폭염 직후에 폭우가 이어지는 이유는 ‘이중 고기압’(북태평양 고기압+티베트 고기압) 세력이 태풍의 영향을 받으면서 한반도 상공 기압계에 변화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동쪽 해상에서 북동진하는 제9호 태풍 크로사와 제10호 태풍 바이루가 길을 열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동성고기압으로 약화했다.
이 때문에 북쪽에서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는 와중에 남쪽에서 올라온 고온다습한 공기가 강하게 부딪히면서 비구름대가 넓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쪽에선 북태평양 고기압 본체의 가장자리를 타고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고 있다”며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충돌하며 한반도 서부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북태평양 고기압의 팽창과 수축 여부에 따라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월 초반엔 폭염이 지속되다가 13일을 기점으로 시간당 100㎜ 이상 집중호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하지만 다시 극심한 무더위로 날씨가 급변해 서울의 경우 7월 열대야일수(23일)가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여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패턴이 과거와 달리 변칙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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