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투자에 제격, 비과세 혜택은 덤

새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기대감으로 ‘국민자산계좌’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Individual Savings Account)를 찾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ISA 계좌를 통해 최대 400만원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지난해 부진했던 코스피가 최근 크게 오르면서 ISA 계좌 수익률도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상승이 지속될 경우 ISA 신규 가입 증가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대형 증권사의 ISA 신규 계좌 개설 건은 중개형 ISA가 도입된 2021년 53만1940건을 기록했다가 2022년 12만5524건, 2023년 2만7596건으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지난해 18만2876건으로 다시 늘어난 뒤 올해는 지난달 30일까지 11만2241개가 새롭게 개설됐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신규 계좌 수가 급격히 늘었다. 지난 5월(8457개)의 배가 넘는 1만7724개 계좌가 대선이 있었던 6월에 새로 만들어졌다. 구체적으로 지난 1월 1만8793개 계좌가 신규 개설된 이후 2월에는 1만5250개로 그 수가 줄었고 3월에도 2월과 비슷한 1만5635개를 기록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렸던 4월에는 1만100개가 개설됐고 5월에는 8457개로 1만개를 밑돌았다. 하지만 6 3 대선 이후 상황이 반전돼 6월 한 달 동안 1만7724개가 개설됐다. 7월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2만6304개 계좌가 열렸다. 7월 한 달 신규 개설 건수는 2022년 이후 월 기준 최대다.

2016년 도입된 ISA는 ‘손익 통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절세 계좌다. 하나의 계좌에서 예·적금을 비롯해 국내 주식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단 해외 주식 개별 투자는 금지돼 있다.

1년에 최대 2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고 일반형은 200만원, 서민형(총급여 5000만원 이하)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수익과 손실을 합한 순수익금이 비과세 한도를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9.9% 저율로 분리 과세한다.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 15세 이상 19세 미만 근로소득자면 가입할 수 있다. 최소 3년 의무가입 요건이 있다.

개인 투자 성향에 따라 투자중개형 일임형 신탁형 세 가지 유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투자중개형 ISA계좌는 본인이 직접 상품을 운용하는 형태로 국내 주식과 채권 펀드, ETF, 리츠 등 대부분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예금 등을 원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를 위한 신탁형 ISA는 본인이 투자 상품을 선택하면 금융기관이 이를 운용한다. 이 계좌로 국내 주식 투자는 불가하지만 ETF나 리츠 투자는 가능하다. 전문가가 대신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하는 일임형 ISA도 있다.


세 유형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중개형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ISA 계좌 가입자 631만6000명 중 중개형을 선택한 투자자는 529만명으로 83.8%를 차지했다. 신탁형은 90만5000명(14.3%), 일임형은 12만명(1.9%)이다.

현재 투자자들이 ISA에서 가장 많이 투자하는 상품은 주식이다. 이어 ETF, 예수금, ELS/파생결합증권(DLS), 채권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중개형 ISA 투자자들은 삼성전자(11.9%) 주식을 가장 많이 담았다. 2위도 삼성전자우로 4.5% 비중을 차지했다. 3위는 배당률이 높다고 알려진 맥쿼리인프라(3.6%)였고 이어 POSCO홀딩스 SK텔레콤 현대차2우B SK하이닉스 네이버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차 순이었다.

ETF 분야에서는 국내에 상장된 미국 관련 ETF를 담은 투자자들이 많았다.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 2위는 ‘TIGER 미국나스닥100’ 3위는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차지했다. 4~6위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S&P500’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관련 ETF로는 10위에 한화투자증권의 ‘PLUS 고배당주’ 한 가지가 있었다.

국내의 또다른 대형 증권사의 보유 상품 현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 ISA 계좌에서 주식 중에서는 맥쿼리인프라가 1위였고, 2위가 삼성전자우 3위는 현대차2우B였다. SK텔레콤과 POSCO홀딩스가 각각 4, 5위를 차지했다. ETF의 경우에도 TIGER 미국S&P500이 1위, 2위는 KODEX 미국S&P500, 3위는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였다.


지난해에 비해 ISA 수익률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신탁·일임·중개형 전체 ISA의 수익률은 지난해 말(1.0%)보다 5.7% 포인트 오른 6.7%를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일임형이 18.4%로 가장 높았고 신탁형은 15.7%, 중개형은 6.6%였다. 지난해는 각각 13.5%, 12.2%, 0.8%였다.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금융사들도 최근 ISA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가운데 한국 증시 상승세가 독보적이고,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가 정책으로 현실화하면 ISA를 활용해 국내 주식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늘 것”이라며 “이 대통령 공약 사항 중 ISA 연간 납입 한도 확대 등도 있어 ISA 계좌 수는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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