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녀 수에 따라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상향해 다자녀가구에 더 많은 세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1·2학년 자녀의 예체능 학원비도 교육비 세액공제에 포함해 돌봄비용 부담을 줄여준다.
정부가 31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보면 우선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사항 중 하나인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는 자녀 수를 바탕으로 공제 대상과 한도가 상향된다. 총급여가 7000만원 이하인 사람에 대해 자녀 1명이 있으면 50만원, 2명 이상은 100만원의 추가 공제가 적용된다. 7000만원 초과자는 자녀 1명에 25만원, 2명 이상이면 50만원이 추가 공제된다. 만약 총급여 6000만원에 자녀 2명을 부양하고 있다면 기본공제 한도는 기존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올라간다. 단 자녀가 없는 경우 현행 공제 한도를 적용한다.
초등학교 1·2학년(만 9세 미만) 자녀의 예체능 학원비를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담겼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의 예체능 학원비가 한 달에 20만원(1년에 240만원)인 경우 15% 세액공제를 적용받으면 연간 36만원을 아낄 수 있게 된다.
현재 월 20만원 한도인 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도 자녀 1명당 월 20만원으로 개정한다. 또 고용보험법상 육아휴직 급여나 공무원 사립학교 직원의 육아휴직 수당에 적용하던 비과세 혜택 대상을 사학연금법상 특례 적용 교직원 등으로 확대한다. 국립대법인과 국립대병원, 평생교육기관 등의 직원이 혜택을 받는다.
대학생 교육비 특별세액공제를 받으려 할 때 자녀의 연간 소득금액이 100만원(총급여 500만원)을 초과하면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현행 소득요건도 폐지한다. 근무 등을 이유로 따로 거주하는 부부는 각각 월세 세액공제(부부 합산 연 1000만원)를 받을 수 있도록 바꾼다. 현재는 둘 중 세대주 1명만 공제받을 수 있어 ‘혼인 페널티’가 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처다.
상호금융에 예·적금을 넣어 비과세 혜택(출자금 2000만원, 예탁금 3000만원까지)을 받아온 중산층에게는 저율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내년부터는 농·어민 외 총급여 5000만원이 넘는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 준조합원들은 5%의 분리과세를 적용받는다. 2027년부터는 이 세율이 9%로 올라갈 예정이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는 연금소득에 대해 원천징수세율을 인하해 준다. 연금저축계좌 같은 사적연금을 종신연금 형태로 받을 경우 매기는 저율 분리과세 세율을 기존 4%에서 3%로 낮춘다. 퇴직소득을 일시금으로 받지 않고 연금계좌를 통해 받으면 감면율을 최대 50%(20년 초과)까지 확대한다.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도 상향해 지역 환원 증대에도 나선다. 현재 기부금이 10만원 이하일 경우 전액을 공제해 주고, 10만원 초과 2000만원 이하인 경우 15%의 세액공제가 적용되고 있다. 이를 세분화해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 기부금에 대해서는 세액공제율을 15%에서 40%로 상향하기로 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