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가 첫 세제 개편에서 윤석열정부의 주요 감세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며 증세에 나섰다. 법인세율과 증권거래세율을 과거 수준으로 복원하는 한편 금융권에서도 교육세율 인상을 통해 세금을 더 걷는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내년부터 5년간 8조1672억원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추계했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개편안에는 이 대통령이 ‘이자 장사’라며 비판했던 금융·보험업계 수익금에 부과하는 교육세 세율(0.5%)을 인상하는 안이 담겼다. 1조원 초과 수익에 대해 1.0%의 세율을 적용하는 과세표준 구간이 신설됐다. 연간 수익금이 1조원을 넘는 금융·보험사 60여곳이 대상이 된다. 연간 1조3000억원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전 정부 감세 정책도 되돌려 과세구간별로 0.1% 포인트씩 낮췄던 법인세율을 복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율은 2022년 수준인 10~25%로 올라가게 됐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도 인하 방침이 유지됐던 증권거래세율은 코스피는 0.00%에서 0.05%로, 코스닥은 0.15%에서 0.20%로 상향된다. 두 세목만으로 6조9000억원가량 추가 세수가 예상된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도 종목당 5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다시 강화된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경제 강국과 민생 안정을 지원하는 한편 재정 지속 가능성을 위해 약화된 세입 기반을 다지는 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고배당 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 확대 등의 감세안도 포함됐다. 다만 세수 감면액 규모가 작다 보니 증세액을 가감한 세수는 8조1672억원 더 걷힐 전망이다. 2017년 세법 개정안(5조4651억원) 이후 8년 만에 세수가 늘게 됐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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