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7월 열대야 일수가 기상 관측 이래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역대급 무더위는 7월로 그치지 않고 8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서울의 밤 최저기온은 29.3도로 열대야 기준(최저기온 25도 이상)을 웃돌았다. 지난 19일 서울 지역의 열대야가 다시 시작된 이후 12일째다. 특히 7월 열대야 일수(30일 기준)는 22일로 집계돼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8년 이래 가장 많았다. 기존 기록은 1994년의 21일이다. 이날까지 열대야가 계속될 경우 기록이 23일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기록된 29.3도는 7월 관측 사상 서울에서 가장 높았던 일 최저기온이다. 기존은 2018년 7월 23일 기록된 29.2도였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28.3도)과 경기 수원(28.2도)에서도 최저기온 기록을 경신해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졌다.
가마솥더위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되는 이유는 한반도를 견고하게 덮은 이중 고기압(북태평양 고기압+티베트 고기압)으로 갇힌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산맥을 넘으며 고온건조해지는 푄 현상까지 겹쳐 수도권 등 중서부 지방을 중심으로 극심한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8월은 7월보다 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기준 8월의 월별 평균기온 평년값(1991~2020년)은 26.1도로 7월(25.3도)보다 높다. 최근 10년으로 좁혀도 서울의 7월 평균기온은 26.5도인 반면 8월 평균기온은 27.1도로 상승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기예보상 8월 초 최고기온을 33~35도로 예보하고 있지만 (7월에 나타난) 40도 수준의 폭염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극한 폭염이 8월 초 태풍 등의 변수로 다소 잦아들 가능성도 있지만 무더위는 이어질 전망이다. 8월 4일쯤 일본 도쿄 남남동쪽 해상을 지나는 제9호 태풍 크로사가 북동진하면서 한반도 상공의 고기압을 일부 밀어낼 것으로 기상청은 관측했다. 다만 남쪽에서 지속해서 불어오는 고온다습한 바람으로 인해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주 중반에는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충돌해 중부지방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 시) 지금보다 낮 최고기온이 1~2도 정도 낮을 수는 있다”면서도 “고온다습한 공기로 인해 체감온도는 더 높을 수 있어 열대야나 폭염 등이 완화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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