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경찰이 노동자가 숨진 한솔제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두고 강하게 질타한 이후 단행된 첫 강제수사다.
대전고용노동청과 대전경찰청은 30일 한솔제지 본사와 대전·신탄진 공장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당국은 노동자의 추락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사업장의 안전조치 적절성 여부, 폐지 투입구가 열려 있다는 사실을 작업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경고장치 정상작동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장이 사고 사실을 늦게 인지한 이유, 사고 후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도 확인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이 대통령이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에 대해 강하게 질타한 이후 즉각 단행됐다. 전날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 연이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을 두고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사고는 지난 16일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한솔제지 공장에서 발생했다. 30대 노동자 A씨의 아내로부터 “남편이 집에 귀가하지 않았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A씨가 공장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이 공장 내부 CCTV를 분석한 결과 A씨는 오후 3시30분쯤 폐종이 등을 펄프 제조기 탱크에 옮겨 넣는 작업을 하다 개폐기 구멍을 통해 기계 내부로 추락했다. 함께 근무하던 동료가 있었지만 사고 발생 당시 모습은 목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대근무 시간이 가까웠던 만큼 동료들은 “A씨가 먼저 퇴근한 줄 알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산재 사망사고는 29일 충북 음성에서 또다시 발생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0분쯤 음성군 대소면의 한 야적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약 10ｍ 높이에서 작업을 하다가 추락해 숨졌다. 고용부는 사업주의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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